(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 이후 제1당이 된 신민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2차 총선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의 국채금리는 그리스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5.45%, 5.84%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뿐 아니라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민도 재정긴축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며 그리스가 결국 긴축에 실패해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주변국들도 같은 운명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연정 구성 권한은 제2당으로 급부상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로 넘어갔다. 시리자는 사흘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지만 이 당마저도 실패하면 3당인 사회당(PASOK)으로 차례가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현재 각 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구성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을 원치 않는 그리스 국민 70% 이상이 이달 17일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당에 투표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확률이 높아진다.

국가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면 옛 통화인 드라크마화로 돌아가게 되고 통화가치도 크게 떨어질 것이다.

이 경우 그리스 국채를 안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큰 손실을 입으며 결국 독일이 떠맡게 될 ECB의 그리스 국채 보유분이 늘어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새 정부 구성이 오는 17일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총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6월 초 총선이 다시 실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도 그리스에 대해 올 6월 새로운 조치를 포함해 기존의 긴축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EU와 IMF 당국자들은 그리스가 긴축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구제금융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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