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소규모 금속거래소인 범아유색금속교역소(泛亞有色金屬交易所·판야금속거래소)에서 발생한 이른바 중국판 폰지 사기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중국일보에 따르면 수백 명의 투자자들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본사 건물 앞에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판야거래소가 자신들을 속였다며 당국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 윈난성의 쿤밍에 있는 판야거래소는 2011년 설립돼 인듐, 비스무트와 같은 희귀 금속을 매매하는 곳이다.

스스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희귀 금속거래소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액은 3천257억위안에 달한다.

거래소는 그동안 고금리 투자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팔아왔으나 올해 봄부터 거래소가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거래소는 지난 7월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유로 금융 투자상품에 대한 원리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번 사태에 관련된 투자자는 전국에만 22만명에 달하며, 총 투자금액은 400억위안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판야거래소의 수익 구조는 '폰지 사기' 구조를 닮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야거래소의 한 고위 임원은 "판야의 사업은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한다"며 "운영은 신규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본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을 지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판야가 희귀 금속의 공급과 가격을 독점하기 위해 금속을 비축해왔으나 이는 실패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판야가 정한 가격이 시중가보다 너무 높아 금속을 사려는 이들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는 결국 자금 연결고리에 점진적인 고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증감회가 규제가 미치지 않는 주식이나 상품 거래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정법대학교의 리슈광 법학 교수는 판야 사태는 불법적인 활동에 연루된 거래소에 대한 당국의 대규모 청산 작업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판야거래소는 윈난성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고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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