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단기자금이 MMF에 몰리면서 단기채권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MMF 순자산총액은 이달 들어서만 10조7천720억원이 증가, 지난 7일 기준 75조6천960억원을 기록했다.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만의 최대치다.





<표 설명 = 지난해 5월 이후 MMF 설정액 추이. 자료: 금융투자협회>

개인 자금은 지난 3월 19조3천억원대에서 지난 7일 18조8천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최근 증가세가 주춤한 반면, 법인자금은 56조8천737억원을 기록, 지난달 6일에 비해 5조5천억원 이상 급증했다.

이는 박스권 증시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과 은행의 여유자금이 MMF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단기자금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콜거래보다 MMF를 선호하면서 자금유입이 있었다"며 "대형은행 계열 자산운용사들의 법인자금이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전월대비로 KB자산운용의 MMF 순자산총액은 6천126억원, NH-CA자산운용은 5천540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6천338억원, 우리자산운용은 7천508억원, 하나UBS자산운용은 8천196억원이 증가했다.

모 자산운용사의운용역은 "MMF 규모는 월말에 감소한 후 월초에 다시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달 증가세는 평소보다 가파른 수준"이라며 "늘어난 여유자금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은행들이 직접 단기채 등 채권시장에 투자하거나 MMF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표 설명 = 최근 2년간 법인과 개인의 MMF 자산규모 추이. 파란 선이 법인, 검은 선이 개인. 자료: 금융투자협회>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MMF는 말 그대로 단기자금을 넣어놓는 곳"이라며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자금들이 MMF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MF 자산 증가는 통안채 등 1년 이하 단기채권에 대한 수요증가로 이어져 단기금리를 끌어내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MMF의 성격상 만기가 일년 이상인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기는 부담스럽다"며 "62일물이나 182일물 통안채 입찰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만기가 얼마 남지않은 국고채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ㆍ사모 자산운용사들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5거래일동안 모두 1조1천83억원어치의 통안채를 순매수한바 있다.

MMF 자금은 CD91일물을 기준금리로 한 변동금리부 은행채 시장에도 유입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담당자는 "CD가 발행되기만 하면 투자하겠다는 운용사는 줄을 서 있는 상황"이라며 "CD가 발행되지 않으니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감수하고라도 특수은행들이 발행하는 변동금리부 채권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들어 정책금융공사나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 -3bp에서 -6bp의 가산금리로 발행한 변동금리부 채권에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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