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또다시 이유없이 급락하면서 홍콩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증폭시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집성홀딩스(1027.HK)의 주가가 하루 만에 25% 폭락했다.

중국집성은 지난 2월 홍콩에 상장된 이후 주가는 72배가량 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준 대표적 종목이다.

그러나 이날 하루 만에 주가가 1/4가량 무너지면서 지분을 75% 보유한 황 웬지 중국집성 회장의 장부상 손실액도 10억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중국의 우산 제조업체로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뚜렷이 알려지지 않았다.

주가는 최근 급락에도 주가순자산비율은 65배, 작년 실적대비 주가순이익비율도 350배를 웃돌아 대표적 버블주로 꼽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집성이 인터넷금융과 3D 모바일 앱 산업에 투자할 의도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8월 회사가 사명에서 '우산'을 떼어내고 인터넷과 3D 모바일 앱 분야에 2곳의 잠재적 파트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 이외 주가 급등을 설명할만한 다른 이유는 없었다.

WSJ는 중국집성의 폭등을 설명할만한 가장 그럴듯한 이유로 해당 종목이 앞서 폭락했던 하너지박막발전과 골딘그룹주처럼 유동주식 수가 매우 적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수가 적어 시세 조작 가능성이 큰 데다 폭등과 폭락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하너지박막발전은 홍콩증시에서 하루 만에 47% 폭락하고 나서 거래정지됐다.

골딘그룹의 두 종목도 비슷한 시기 별다른 이유없이 폭락한 바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 5월 중국집성에 대해 단지 17명의 주주만이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날 급락도 단지 0.2% 미만의 주식으로 시세가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증시에서 롤러코스터를 보이는 종목은 초소형주에 국한되지만, 하너지와 골딘이 모두 패시브 펀드들이 추적하는 MSCI의 주요 지수에 포함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는 일반투자자들 역시 이러한 종목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달 초 FTSE는 중국집성의 주식을 홍콩지수에 편입한 바 있다.

WSJ는 적어도 패시브 펀드들이 해당 종목을 편입하지 않을 수 있게, 지수 제공업체들이 유동 주식 수가 적은 종목에 대해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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