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 선두 주자인 대우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 등을 누르고 지난해 당당히 증권사 실적순위 1위에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전문가들은 한국투자증권이 위탁수수료 등 특정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자기자본 운용 등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함에 따라 경쟁사 대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2011년4월~2012년3월) 당기순이익이 2천200억원으로 대우증권(1천727억원)과 우리투자증권(1천680억원), 현대증권(1천465억원), 삼성증권(1천347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은 이익을 달성했다.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대비 각각 8.8%, 20.8% 증가한 7천560억원과 2천760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 수익은 유럽발 금융위기 등 영향으로 자산관리 상품 판매가 위축돼 전년 대비 다소 부진했지만 순이자수익과 순운용 수익 등 수수료 외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위탁수수료 등 특정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IB, 자기자본 운용 등 전 부문에 걸친 복합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통합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IB-AM'모델(투자은행과 자산관리 결합모델)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증거라 볼 수 있다"며 "다변화된 이익기반으로 미국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 등 어려웠던 시장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은 대체로 당기순익이 줄었다.

특히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2007년4월~2008년3월) 3천582억원, 2008년(2008년4월~2009년3월) 2천297억원으로 2년 연속 업계 1위, 2009년(2009년4월~2010년3월)에는 2천503억원, 2010년(2010년4월~2011년3월)에는 2천382억원으로 업계 3위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5위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이 지난해 홍콩법인 손실이 컸던 데다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전체 실적이 악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선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랩 상품을 통해 돈을 많이 벌었고 자산관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해외법인 손실이 상당히 컸고, 자문형 랩 시장도 정체돼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홍콩법인 지분평가이익에서 800억원정도 평가손이 발생했다"며 "손실 부분을 고려하면 다른 실적은 업계 상위권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손실 부분을 완전히 덜어냈으니 올해는 더욱 좋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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