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김대도 기자 = 해외 플랜트 수주 급증에도 플랜트 기계장치를 국내 대형 건설사에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실적은 동반 하향세를 보였다.

일성이라는 업체는 실적 악화로 지난 3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예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0일 플랜트업계에 따르면 일성은 2007년부터 5년간 연평균 2천억원씩 수주를 해왔음에도 2011년 매출원가가 3천59억원으로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1천2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일성은 2008년부터 매출액이 전년의 두배인 2천억원대로 급증했지만 당기순익은 매출액 증가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익은 2007년 1천256억원과 28억원, 2008년 2천157억원과 53억원, 2009년 2천265억원과 16억원, 2010년 2천265억원과 52억원이었다.

일성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44억원과 475억원이던 통화옵션손실이 2010년 81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최근 2년간은 키코 굴레에서 벗어나는 국면을 맞았지만, 저가수주에 의한 손실로 회생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성의 경쟁사인 디케이티도 매출액이 2010년 1천660억원에서 2011년 2천654억원으로 대폭 늘었지만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초과하면서 각각 364억원과 426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안 좋아졌다.

상장사인 대경기계기술과 성진지오텍도 마찬가지였다.

대경기계는 2010년 매출과 당기순익이 2천19억원과 77억원에 달했지만 2011년에는 매출이 2천436억원으로 늘었음에도 2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원가가 2011년 2천614억원대로 급등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성진지오텍은 2010년 매출액이 3천959억원에서 2011년 6천328억원으로 59%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매출원가가 3천561억원에서 6천294억원으로 76%가 늘어나면서 2010년 16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11년 591억원의 순손실로 전환됐다.

중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업체별로 분야가 조금씩 틀리고, 국내와 해외 수주 비중이 다른 점 때문에 일괄해서 특징을 뽑아내기는 어렵다"며 "다만 매출원가가 올라간 것은 공통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5개 플랜트 대기업들은 매출액 합계가 2010년 33조7천46억원에서 2011년 40조3천493억원으로 19%가 증가하면서 당기순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이들의 당기순익은 증가폭은 매출액을 넘어섰다. 2010년 1조4천160억원이던 당기순익은 2011년 1조9천74억원으로 34%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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