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삼성전자가 환율 덕에 웃었다.

주력 세트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에서 기대했던 '한 방'이 없었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으로 부품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덕에 전체 실적 상승세는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51조원을 달성해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50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익은 지난해 2분기 7조2천억원을 낸 이후 1년여 만에 7조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전망한 증권사 가운데 한 곳도 7조원 이상의 예상치를 제시한 곳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다.

삼성전자 영업익은 지난해 3분기 4조원으로 내려앉은 이후 5조3천억원(2014년 4분기)→6조원(2015년 1분기)→6조9천억원(2015년 2분기)의 개선 추이를 보였다.

올 3분기에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기대만큼 뒷받침하지 못해 6조원 중반대 실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7조원을 회복하며 'V자 곡선'을 마저 그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데 대해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매출의 35% 가량(2015년 2분기 기준)을 차지하는 DS(부품)부문이 특히 환율 영향을 톡톡히 봤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주로 달러 베이스로 거래된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수출이 대부분인 부품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지난 7월 초 1,120~1,130원 수준이던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로 9월에는 1,200원까지 저점 대비 80원 급등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달러-원 환율이 2분기 대비 50원 상승하면 3분기 영업익은 5천600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환율과 같은 외부 요인과 더불어 삼성전자 부품 사업의 자체 경쟁력 확보도 실적 개선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외에 시스템LSI 사업에서의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지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바 있다.

3분기 D램 가격 하락세가 뚜렷했지만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20나노(㎚·1㎚ = 10억분의 1m) 미세 공정 적용으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전체 실적은 전분기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창원 노무라 리서치센터장은 "외부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실적이 개선된 것은) 자체 경쟁력으로 승부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향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증가와 환율 효과로 8천억원에 이르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분은 지난 2분기 매출 6조6천억원, 영업익 5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략 스마트폰 출시로 기대를 모았던 IM(IT·모바일) 부문은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수익성이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IM부문의 영업익이 2조원 중반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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