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날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앞서 반 대표를 행사하라고 압박했지만, 합병 찬성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여러 논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엘리엇이 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할 수 있다는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이고 구체적으로 우리(국민연금)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고 밝힌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지난 3월 엘리엇 측과 만나 합병 찬반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만남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측이 합병 반대 입장에 찬성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엘리엇과 만난 적은 있지만 그 자리를 통해 합병 찬성, 반대를 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투자위원회를 열어 정당하게 결정한 사안에 대해 뒤늦게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이었던 지난 2월부터 줄기차게 국민연금 측에 관련 사안을 문의하고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 논의는 지난 4월말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그 이전에는 합병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당시 삼성물산의 단일 최대 주주로서 지분 10%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지분을 더 늘렸다.

엘리엇 측은 국민연금 측에 합병 반대를 촉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국가 간 소송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엘리엇은 지난 7월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 표대결에서 패배했다. 이후 8월에 삼성물산 보유지분에 대한 주식매수권 청구권을 행사해 지분 대부분을 처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엘리엇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0.63%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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