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롯데,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국내외 유명 사모펀드가 웅진코웨이[021240]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교원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교원은 보수적인 기업 문화 탓에 M&A 시장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나 웅진코웨이를 가장 잘 알고 시너지 면에서도 다른 경쟁자보다 우위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교원이 '웅진코웨이를 이용해 인수자 배만 불리지 않고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임 기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10일 IB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KTB와 컨소시엄을 꾸려 전일 웅진코웨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당초 인수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 교원은 매각 측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가지 않아 불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교원은 KTB를 끌어들여 굴지의 대기업이나 유명 PEF보다 열세인 자금력을 끌어올려 전격 참여했다.

교원이 최근 웅진코웨이 인수에 대한 여론전을 염두에 두고 그룹 이미지 광고를 내보낼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웅진코웨이와의 사업 매칭 면에서도 교원이 다른 곳을 압도한다.

그룹 계열인 ㈜교원L&C는 정수기(웰스 정수기), 비데(와우 비데), 연수기(와우 연수기) 등 생활가전사업과 기능성 화장품(마무) 및 한방화장품(고스란히 담을 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수처리 사업을 제외하고 거의 일치하는 사업군이다.

만약 교원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동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또 ㈜교원구몬과 ㈜교원 하이퍼센트, ㈜교원 크리에이티브 등 교육 사업체가 웅진코웨의 방문판매조직을 만날 경우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롯데나 GS도 웅진코웨이의 방판 조직을 활용해 여러 제품을 판매할 복안을 갖고 있으나 웅진코웨이 자체를 성장시킬 시너지 계획은 부족하다는 게 일부 IB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자금력.

이번 M&A가 프라이빗 딜(private deal)인 만큼 가격이 가장 중요한 승부의 잣대다.

교원이 여타 인수후보에 비해 보유현금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주력 계열사인 교원구몬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5천614억원에 이르지만 교원L&C와 ㈜교원은 각각 17억원과 671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계열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1조5천억원 내외로 추정되는 인수금액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M&A를 실행하고도 막대한 현금창출력으로 여전히 우량한 재무를 자랑하는 롯데나, 백화점과 마트 사업부문을 매각해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GS리테일과 일단 실탄 면에서 열세다.

그러나 교원의 재무구조는 초우량이다.

교원구몬과 교원의 경우 차입금이 한 푼도 없다. 지난해 말 교원구몬의 부채비율은 24.7%, 교원은 41.6%에 불과하다. 교원L&C도 44.2%에 그쳤다. 어느 정도 외부 차입할 여력은 갖춘 셈이다.

더군다나 KTB와 손을 잡으면서 열위한 자금력을 보완했다. 흥행을 위해 매각 측이 자금조달 등 인수자가 필요한 것을 미리 패키지로 마련해주는 스테이플 파이낸싱(Staple Financing)을 제시한 것도 교원으로서는 희소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교원이 TV 광고 등을 통해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등 M&A 여론전까지 벌이고 있다"며 "사업군도 거의 일치해 교원이 시너지 면에서 롯데와 GS보다 우위"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인수전 승패는 가격에 달렸지만 만약 제시가격이 비슷하다면 웅진코웨이 발전에 교원이 적임"이라며 "다만, 불가피한 외부 차입에 따른 그룹 재무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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