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가는 달러화의 대 유로화 약세와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개입 확대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 미국 채굴장비수 6주 연속감소 등으로 상승했다.

이번주 유가는 9%나 급등해 지난 8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된 데 따라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연내 금리인상 약화에 따른 매수세가 지속돼 소폭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에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다수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혼재된 메세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시카고 연은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기준금리가 2016년 말까지 연 1%선 아래에 있는 게 적절하다는 비둘기파적인 색깔을 보였다.

'매파' 성향의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올해 말이 되기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최근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록하트 총재는 "하방 리스크가 몇 주 전보다 최근 더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등 아주 최근의 지표는 나의 발언을 유지할만한 많은 확신을 주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10월에 가능하다면서도 이는 전망이지 꼭 해야 하는 책무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중 수입물가 지표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9월 수입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9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5% 떨어졌을 것으로 예측했다.

9월 수입물가 소폭 하락은 음식과 자본재, 비연료성 산업재 등이 주도했다. 반면 소비재와 석유 및 석유관련 제품 가격은 상승했다.

지난 8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낮은 유가와 자동차ㆍ기계류 수요 둔화로 소폭 늘어난 데 그쳤다.

미 상무부는 8월 도매재고가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유럽 주요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전망 등으로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보다 0.65%,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04% 상승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54% 올랐다.

아시아에서 도쿄증시는 1.64%, 상하이종합지수는 1.27% 상승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74포인트(0.20%) 상승한 17,084.4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6포인트(0.07%) 오른 2,014.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8포인트(0.41%) 높아진 4,830.4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소폭 상승출발한 지수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 위원들은 전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저물가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공감대를 대체로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영향이 이날 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디렉터는 "Fed 위원들의 발언이 시장을 어중간한 상태에 머무르게 했다"며 "Fed은 통화정책에 대해 너무 많은 혼재된 메시지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에는 내년 초까지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주요한 실적 발표는 없었지만, 시장은 기업 실적 발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매출과 이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JP모건은 다음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기술업종이 소폭 상승했고, 유틸리티업종과 금융업종, 에너지업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3% 넘는 강세를 보이며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외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각각 1.04%와 0.32%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95% 내린 17.0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8bp 낮아진 연 2.089%를 보였다.

지난 주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989%(트레이드웹 자료)에 마쳤다. 이번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주간 기준으로 지난 8월28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2.1bp 낮아진 2.92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641%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16년 중반 이후에나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위험거래가 증가해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전날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된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위험거래 증가를 부추기며 안전자산인 국채 매도세를 견인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높아진 0.620%를 보였다.

또 Fed가 내년 중반에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한때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상품 및 이머징 마켓 통화들이 미국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낸 것도 국채가격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 약화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전망이라는 국채가격 상승 재료를 얼마나 오랜 기간 억누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국채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매니징 디렉터는 "전세계 성장률과 인플레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최근 투자자들이 원자재와 이머징 마켓, 원유 등에 대해 공격적으로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렌 매니징 디렉터는 그러나 "일부 머니매니저들은 최근의 위험거래 증가에 따른 위험자산 랠리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전세계 성장률 개선 등에 대한 비관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이후 뉴욕증시 상승폭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인 데다 연내 금리인상 전망 약화에 따른 매입세가 일어 국채가격이 소폭 반등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뉴욕 연은 총재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월간 비농업부문 고용의 적정 수준을 밝힌 데 대해 주목했다.

이들은 현 수준의 고용 증가 수준에 Fed 고위관계자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라면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중국의 경제 전망에 집중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 8일 월간 고용이 10만-15만명 범위의 증가세를 보인다면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이날 CNBC에 출연해 12만-15만명 범위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채권시장은 오는 12일(월) 컬럼버스의 날로 휴장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2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93엔보다 0.34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8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76달러보다 0.0082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1387달러까지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313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347달러보다 0.0034달러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뉴욕 가격인 95.312보다 떨어진 94.890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6.59엔을 보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3엔보다 1.36엔이나 상승했다.

엔화는 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급격히 약화됨에 따라 위험거래가 증가해 유로화와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유로화는 Fed가 2016년 중반께나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달러화에 상승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10월 혹은 12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으나 10월 금리인상을 견인할 만한 타당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위험거래 증가로 유럽과 뉴욕증시가 강세 지지를 받아 유로화의 대 달러화 상승폭이 축소됐다.

JP모건은 이날 유로존의 올해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연율 1.5%와 1.7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산업 활동 부진을 유로존 성장률을 하향 조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OMC 의사록이 낮은 인플레율을 강조한 것이 내년에나 첫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면서 연내 금리인상 약화로 달러화가 엔과 파운드화를 제외한 대부분 통화에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안전통화인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전망 상존과 위험거래 증가로 유로화와 달러화 등 주요 통화에 약세를 보였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호주와 캐나다 달러화 등 상품통화들은 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 약화로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달러당 0.733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0.7259달러보다 0.0076달러 높아졌다. 호주 달러화는 한때 0.7344달러까지 올라 7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캐나다달러당 1.2946캐나다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16캐나다달러보다 0.0070캐나다달러 떨어졌다.

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달러화는 브라질 헤알화에 대해 전날 종가인 3.8018헤알보다 0.0478헤알이나 하락한 3.7540헤알을 나타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센트(0.4%) 오른 49.63달러에 마쳐 지난 7월2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의사록이 낮은 인플레이션과 해외 성장률 둔화 우려로 금리를 동결했음을 확인함에 따라 첫 금리인상이 2016년 중반께나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어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러시아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이 확대됨에 따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했다.

이에 따라 유가가 지난 8월과 9월의 거래범위 상단을 돌파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잠재적으로 유가 초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가 시리아에 각종 레이더망 설치, 러시아 전투기들의 터키 영공 침범 등은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투기적 매수세를 부추기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으로 유가가 51달러 근처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베이커휴즈는 10월9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9개 줄어든 605개를 보여 6주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채굴장비수를 포함한 총 유정관련 채굴장비수는 14개 감소한 795개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50달러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움직이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산유량 감축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가가 50달러 위에서 상당기간 움직인다면 셰일오일 업체들이 채굴장비 가동률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최근 경제지표와 해외 성장률 둔화 등은 Fed가 더 비둘기파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 약세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유가 상승과 중동지역에서의 패권 유지를 위한 푸틴의 도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유가 강세를 지지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말을 앞두고 유가가 51달러 근처까지 상승한 데 따른 이익실현성 매물이 출회돼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재차 내려앉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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