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투자자들이 증시 붕괴로 채권, 보험상품, 대도시 부동산, 미술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칭 왕 상해충양투자 대표는 "채권과 1선도시 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대한 강한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두 배 이상 오른 중국 증시는 지난 6월 고점에서 40%가량 폭락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투자자는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손을 떼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부동산 등으로 몰리고 있다.

일례로 국경절 연휴 동안 홍콩의 미술품 경매와 부동산 분양 시장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온라인 자산관리상품 판매업체 하우바이닷컴에 따르면 9월 고정금리 상품 판매액은 전월대비 50%가량 늘어난 반면, 주식형 펀드 판매액은 같은 기간 50%가량 감소했다.

왕 밍 상해요지기금 파트너는 주식시장이 과열될 때는 하루 상승 폭이 채권 연간수익률과 맞먹고 채권은 인기가 없어지지만, 지금은 위험 선호심리가 줄어 상황이 반전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 투자자들도 자산을 주식에서 채권이나 부동산 등으로 옮기고 있다.

상해생명보험의 주식 보유비중은 현재 전체 자산의 10%에 그친다. 이는 주가 붕괴 이전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5%에 못 미치던 채권비중은 20%로 늘렸으며,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와 관련한 펀드 비중은 30%로 늘렸다.

중앙국채등기결산공사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들은 6~8월에만 1조6천억위안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다. 이는 1~5월간 사들인 채권의 3배에 달한다.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례로 5년 만기 AA+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4.53%로 채권 랠리가 시작되기 이전인 5.60%와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1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역시 들썩이고 있다.

1선도시의 9월 주택 가격은 8월 대비 0.3% 상승했고, 전년대비 1.3% 올랐다.

상해지원부동산의 마 지엔웨이 대리인은 상하이 소재 방 3개짜리 주택의 가격이 올 초 100만달러(약 11억5천만원)에서 최근 130만달러(14억9천만원)까지 올랐다며 "부동산이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미술품 경매에서도 투자자들의 열기가 감지됐다.

이날 경매 판매액은 3억4천200만달러(3천928억원)를 기록해 사전 판매 예상치를 16% 웃돌았다.

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중국 황후의 초상화는 1천760만달러(202억원)에 팔려, 중국 황실 초상화 경매액으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본토 사업가는 폴리 옥션 경매에서 670만달러(76억9천만원)에 한 고대 미술품을 사들였으며, 이는 홍콩에서 팔린 고대 중국 그림으로는 역대 최고가였다.

중국 최대 경매사인 폴리 옥션의 자오 수 이사는 "경기 둔화에도 우수한 예술품의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며 폴리 옥션은 이번 가을 경매에서 9억홍콩달러(1천334억원)를 판매해 작년 가을 경매 대비 판매액이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