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0일 열린 5월 금통위원회에 대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간결하고 명확한 매파적 시그널링이 돋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일부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금리인하 요건을 밝히기도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는 등 시장에 확고한 금리 정상화 의지를 표명하려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총재는 비둘기파적 성향으로 평가받는 신임 금통위원들에 대해서도 "통화정책의 연속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전 금통위와 정책적 기조가 달라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매파적 금통위 여파로 최근 강세 흐름에 대한 조정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강세 장세를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대규모 포지션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급격한 되돌림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A증권사 딜러는 "그동안 김 총재는 두루뭉술한 화법으로 상반된 시그널을 동시에 주며 시장에 혼란을 키웠던 측면이 강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비교적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코멘트도 매우 간결했다"고 평가했다.

B증권사 딜러는 "김 총재는 최근 산업생산과 수출 동향 등의 경제지표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금리 정상화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시장 일부에서 제기하는 금리인하 기대감도 일정부분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외은지점 딜러는 "매파적 금통위에도 시장의 약세 흐름이 비교적 제한적인 것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동향을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통위를 앞두고 기관들의 포지션도 크게 무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갭상승 이전 레벨인 국채선물 104.35 부근을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경기에 대한 판단이나 정책 스탠스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전히 3분기까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경기 회복 지속성이 확인되는 4분기에 한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인하 명분이 커질 것으로 보여 숨 고르기 이후에는 금리 하락세가 재개될 것"이라면서도 "금통위가 여전히 금리정상화 의지를 고수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제한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기존의 공격적인 롱 포지션은 중립수준으로 낮추고, 당분간 박스권 트레이딩 속에 저가매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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