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최대 할인 매장인 월마트의 주가 폭락 여파 등으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세계적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된 데다 뉴욕증시가 월마트 악재로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달러화는 실망스러운 미 경제지표와 보통 수준의 경제 성장을 확인한 베이지북, 뉴욕증시 하락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져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월마트의 주가가 10%가량 폭락세를 보이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됐다.

월마트는 미국 내 사업과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2017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이 6~12%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 감소 전망에 주가는 9.7% 하락했다. 이는 하루 낙폭으로는 1988년 이후 최대였다.

미국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달러 강세에 따른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완만한 속도의 확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날 소매판매는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생산자 물가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반면,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휘발유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로 예상치를 웃돈 하락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2% 하락을 상회한 것이며 지난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지난 8월 미국의 기업재고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1%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앞서 발표된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보다 1.6% 올라, 시장예상치 1.8% 상승을 밑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5.9% 내려 43개월 연속 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최대 할인 매장인 월마트의 주가 폭락 여파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7.14포인트(0.92%) 하락한 16,924.7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45포인트(0.47%) 내린 1,994.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76포인트(0.29%) 하락한 4,782.8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잠시 반등했다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월마트의 주가가 폭락세를 보인 데다 미국 경제가 일부 달러 강세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평가도 지수에 부담이 됐다.

다우지수는 주요 구성 종목 중 하나인 월마트 폭락으로 주요 지지선인 17,000선을 하회했다.

월마트는 주가가 10% 급락해 1988년 이후 가장 큰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회사는 미국 내 사업과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2017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이 6~12%가량 준다고 전망했다.

RBC 글로벌자산운용의 라이언 라슨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월마트와 같은 주식이 10% 가까이 떨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며 시장이 상당 부분 월마트 주가 급락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항공기 전문업체인 보잉도 대형 항공기의 수요에 대한 우려로 4.3%가량 급락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Fed의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증시에 일부 부담을 줬다.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속도의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지역이 낮은 유가와 달러 강세에 따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적이었다.

지난 9월 미국 소매업체들의 판매는 소폭 증가해 고용 성장 둔화 등에도 소비지출이 경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휘발유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로 예상치를 웃돈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 금융기업의 실적은 긍정적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45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2억3천2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37센트로,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 33센트를 웃돌았다. 주가는 0.77% 상승했다.

자산기준으로 미국 4위 은행인 웰스파고도 3분기 주당 순익이 1.05달러를 나타내 전년 동기의 1.02달러와 톰슨로이터 집계치 1.04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0.7%가량 내렸다.

유럽 주요 증시는 중국 경제지표 악화 우려로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5%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1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74% 내림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5일 연속 상승을 마감하고 전장대비 0.93%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와 소재주가 소폭 상승한 것 외에 전 업종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04% 상승한 18.0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세계적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된 데다 뉴욕증시가 월마트 악재로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8bp 하락한 연 1.975%를 나타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월 말 이후 최저치이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4.9bp 내린 2.836%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떨어진 0.561%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 근처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8%를 하회한 것이다.

앞서 나온 중국의 인플레 지표가 중국의 디플레 우려를 부각한 가운데 미국 물가 역시 낮은 수준을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증폭됐다.

린지그룹의 피터 부크바르는 이날 공개된 지표보다 다음날 나올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채시장에 더 중요 재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시장관계자는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머니매니저들은 미 경제가 확장세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그러나 Fed의 금리인상이 내년 중반께나 단행된다면 이러한 거래 패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경제지표 발표 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오는 12월 첫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날의 35%에서 27%로 낮춰 가격에 반영했다. 10월 27-28일 금리인상 전망은 5% 반영한 데 그쳤다.

지난 8월 미국 기업재고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이날 오전 지난 10월2일 이후 처음으로 2% 아래로 하락했다.

Fed의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나온 뒤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뉴욕증시는 낙폭을 확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베이지북은 이전과 거의 흡사한 내용을 담아냈으며 최근 나온 다소 부진한 경제지표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의 경제지표 부진과 중국 불확실성 등이 부각됨에 따라 Fed가 내년 3월에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50% 수준을 겨우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기업들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에 뉴욕증시가 강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어 국채가격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채가격 추가 상승 여부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 2% 아래에서는 국채 매입을 꺼리는 머니 매니저 등의 움직임이 결정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자사의 국채 고객을 상대로 주간 조사를 한 결과를 인용해 지난 13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국채 롱포지션을 취한 고객 비율이 2014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은행은 국채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고객 비율은 전주의 17%에서 20%로 증가했고, 하락을 예측한 비율은 20%에서 17%로 낮아졌다고 부연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실망스러운 미 경제지표와 보통 수준의 경제 성장을 확인한 베이지북, 뉴욕증시 하락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8.8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74엔보다 0.91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73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379달러보다 0.0094달러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47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248달러보다 0.0230달러나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4.800보다 하락한 93.975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한때 1.1489달러까지 올라 7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한때 118.60엔까지 밀려 일주일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유럽시장에서 중국의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아시아 주요국 및 유럽증시가 약세를 보여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이후 달러화는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에 따라 주요 통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특히 생산자물가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지난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16년 중반께 첫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한 시장관계자는 "소매판매 소폭 증가는 Fed의 연내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연내 금리인상 발언에도 최근 경제지표는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Fed는 2006년 이후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베이지북이 발표된 뒤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낙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뉴욕증시 역시 낙폭을 늘렸다. 달러화 강세가 제조업 활동과 관광산업, 은행, 소매업체 등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 전망이 점차 우울해지는 데다 최근의 미 지표 역시 조기 금리인상을 어렵게 한다면서 특히 미국과 중국의 낮은 인플레율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Fed의 매파와 비둘기파 간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을 가열하게 될 듯하다고 말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거래자들은 오는 12월 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30% 반영하는 데 그쳤다.

호주 달러화는 낮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달러화에 상승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300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0.7245달러보다 0.0055달러 올랐다.

유니크레디트는 영국 서비스업부문의 지속적 부진과 대부분 경제지표의 예상치 하회를 이유로 내년 파운드화의 대 달러화 전망치를 당초 1.70달러에서 1.63달러로 낮춘다고 전망했다. 올 연말 예측치 역시 1.57달러로 내린다고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져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센트 낮아진 46.6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 전망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 경제지표 역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것도 유가 약세를 부추겼다.

유가는 지난주 주요 저항선인 40달러 후반을 돌파한 이후 급격한 조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 급락에도 세계 주요국의 원유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이 공급 과잉 우려를 증폭하며 유가 상승을 점치는 세력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플랫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 9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하루 6만배럴 감소한 3천120만 배럴로 집계됐다.

시장은 주초인 12일(월) 콜럼버스의 날로 정부기관이 휴무함에 따라 평소보다 하루 늦게 발표되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가 장세를 지배한 데다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보여 유가 낙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이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10월9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는다. 다음날 오전 에너지정보청(EIA)은 같은 기간의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18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50달러를 하회하고 있음에도 미국을 제외한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감축하지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단기적으로 유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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