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최근 동부자산운용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라이센스(QFIIㆍQualified Domestic Institutional Investor))를 받으면서 관련 펀드 공모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지난달 20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QFII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옛 삼성투신)이 중국 당국으로 부터 해당 라이센스를 얻은 이후 국내 운용사로는 동부운용이 9번째다. 증권사 중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지난 3월 처음으로 투자 승인을 받았다.

QFII 자격을 받으면 내국인이 전용으로 투자하는 중국 A주(株)에 투자를 할 수 게 된다.

전문가들은 동부자산운용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투자 승인은 받았지만 펀드 설정부터 운용, 관리까지는 '가시밭길'을 걸어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 둔화 등으로 최근 중국의 핫머니(hot money) 유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자체가 유럽 재정위기 지속으로 중국A주에 대한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고 펀드 자금을 모아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QFII 승인을 중국 당국이 신청 6개월여만에 내 준 것도 이렇듯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A주 투자는 내국인에 한정된 시장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치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았다"면서 "최근 중국 당국의 라이센스 허가 절차 진행 속도를 보면 중국의 외국인 투자자 유치가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승인을 받았지만 본격적인 '레이스'는 이제부터다.

통상 QFII 승인은 받은 후 1년 이내에 쿼터 신청을 마쳐야 하지만 동부운용은 신청 시기마저 '시장 환경'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QFII를 신청했던 10월 당시만 해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본토펀드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동부운용은 여타 운용사와 마찬가지로 기본 1억달러를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쿼터 신청을 해 중국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면 6개월 이내에 일정 수준을 채워야한다. 해당 쿼터를 채우지 못하면 라이센스가 취소된다. 기준을 넘은 설정액이 모인다 해도 운용 중간 펀드 환매등으로 200억원 수준 밑으로 설정 규모가 내려가면 승인이 취소된다.

처음 설정도, 운용도, 관리도 만만한 게 없는 셈이다.

동부운용 관계자는 "중국 A주식이 올해에 그나마 괜찮게 출발했지만 최근 유럽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가들이 중국 주식시장에 자신감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KTB자산운용도 투자한도 1억달러를 승인받고서 중국 A주에 투자하는 KTB차이나스타A주증권자투자신탁H펀드를 설정했지만 자금이 모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가까스로 설정액 500억원 전부를 기관으로부터 받기는 했지만 차후 쿼터 추가 신청 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부운용 관계자는 "현재는 라이센스만 받은 상황이고 아직 쿼터 신청은 하지 않았다"며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쿼터를 신청해 최대한 중국 경기 회복시까지 시간을 벌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중국 쪽만 있는 게 아니라 국내에서도 관련 펀드가 같은 시기에 여럿 생겨나면 경쟁이 될 수 있어 이런 사정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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