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예상보다 강한 비둘기파적 발언에 12월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이 제기되며 요동쳤다.

뉴욕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보합권을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저가 매수세와 휘발유 가격 상승, 뉴욕증시 강세로 올랐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05%로 동결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가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을 포함해 가능한 책무 안에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는 이날 회의에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20%이다.

또 드라기 총재는 12월 ECB의 통화정책회의 때 통화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12월 회의에서 ECB가 자산매입 기간 연장을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천명 늘어난 25만9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6만5천명을 하회한 것이다.

반면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의 26만5천250명에서 26만3천25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197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4.7% 늘어난 연율 555만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돼 2007년 2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33만채를 웃돈 것이다.

콘퍼런스보드는 9월 경기선행지수가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 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55포인트(1.87%) 상승한 17,489.1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3.57포인트(1.66%) 오른 2,052.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93포인트(1.65%) 오른 4,920.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적인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이날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

미국 경제 지표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발표된 것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다우지수는 300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8월 기록한 저점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단기적인 조정 영역에서 벗어난 셈이다.

S&P500 지수는 조정 영역을 벗어나려면 2,054.37선 이상으로 상승해야 한다.

통상 지수가 단기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세를 보이면 조정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이 소폭 하락한 것 외에 전업종이 상승했다. 에너지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기술업종이 일제히 2% 이상 강세를 나타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 따라 ECB가 올해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 지표도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호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주택판매지표는) 좋은 소식이다"며 "주택부문은 미국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시장은 이제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 9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증시 약화와 제조업 활동 둔화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예상 밖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실적은 혼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맥도날드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2.4% 늘었다고 발표한 이후 8%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주당순이익(EPS)은 1.40달러로 지난해 1.09달러에서 28.4% 증가했다. 이는 톰슨로이터의 예상치인 1.27달러를 웃돈 결과다.

3M은 올해 3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은 예측치를 하회했다.

회사는 3분기 주당 순익이 전년 동기의 1.98달러보다 증가한 2.05달러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조사치 2.02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올해 3분기 주당 순익은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주가는 3% 가까이 상승했다.

회사는 3분기 주당 순익(특별 항목 제외)이 75센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조사치 78센트를 밑돈 것이다.

유럽 주요 증시도 드라기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함에 따라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2.48% 상승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28%,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44% 오름세를 나타냈다.

ECB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로 전장대비 1.45% 올랐지만,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64%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저가 매수세와 휘발유 가격 상승 등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센트(0.4%) 오른 45.38달러에 마쳤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3.47% 하락한 14.45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과 유럽증시 강세에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으로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3bp 상승한 연 2.028%를 기록했다.

반면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0.3bp 낮아진 2.864%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bp 떨어진 0.605%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주간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하락압력을 받았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논의했다고 말한 데 이어 12월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연장 등에 대해 재검토할 것으로 밝혀 국채가격이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확대한 데다 독일(+2.48%)과 프랑스(+2.28%)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국채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국채가격은 독일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매수세로 보합권 혼조세를 기록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12월 자산매입 기간 연장 재검토, 유로존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 경제 상황, 최근 밀려든 시리아 난민 문제, 폴크스바겐 파문 등 경제를 벗어난 사회문제까지 거론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수개월 동안 밀려든 난민 등이 노동력 공급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12월17일 정례 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기간 확장 가능성을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장에 확인했다.

독일 등 유로존 주요국 국채가격 역시 상승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8.3bp 낮아진 0.489%를 나타내 지난 6월1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6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 역시 7.4bp 떨어진 -0.028%를 보였다.

RBS의 앨버트 갈로 애널리스트는 "드라기가 12월 추가 양적완화 확대를 위한 길을 연 하루였다"면서 "예금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하강위험에 대해 명확히 밝혔다"면서 "ECB는 현재 관망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추가 양적완화를 위한 작업과 평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너무 선명하다고 할 정도로 비둘기파적 입장을 밝힌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힘입어 증시와 국채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미 경제가 확장세를 나타내는 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 아래에서 계속 움직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10년만기 국채가격이 소폭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12월 양적완화(QE) 확실시 전망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08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339달러보다 0.0231달러나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4.0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6.00엔보다 1.93엔이나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71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93엔보다 0.78엔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39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417달러보다 0.0023달러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의 95.050보다 급등한 96.357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주간 고용지표와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뉴욕과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강세를 보였다.

또 오는 30일 일본은행(BOJ)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역시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석으로 주요 통화에 낙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유로화는 뒤 한때 1.1099달러까지 밀려 하루 하락폭으로 지난 1월22일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이날 드라기 총재가 서프라이징 수준의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일부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이날 Fed의 12월 FOMC 정례회의 결과와 관계없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단행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 연장과 예금금리 추가 인하를 비롯해 다음 주 열리는 Fed의 FOMC와 독립된 정책 결정을 내릴 것임을 확인하는 패키지성 발언을 내놓았다고 이들은 전했다.

ECB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12월3일 열리며 FOMC 정례회의는 같은 달 15-16일 양일간 개최된다.

ING는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매우 명확했다면서 12월 회동에서 추가 양적완화 단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자산매입 규모 확대는 없을 수 있지만, 예금금리 인하와 외환시장 개입 혹은 여타 자산 매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가 12월 회동에서 가능한 정책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양적완화 규모와 구성, 기간 등 모두를 조정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금금리 인하를 논의했음을 강조한 것은 ECB가 이미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달러화의 대 유로화 급등에도 저가 매수세와 휘발유 가격 상승, 뉴욕증시 강세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센트(0.4%) 오른 45.3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단기 하락에 따른 저가 매입세가 유입된 데다 지난주 미 휘발유 재고 감소에 따른 매수세가 하루 늦게 유입돼 상승했다.

전날 유가는 지난 10월16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800만배럴 급증했다는 소식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 하루 늦게 재해석됨에 따라 이날 유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150만배럴 감소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여기에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데다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유가 강세를 견인했다.

그러나 달러화가 유로화에 급등세를 나타내 유가 상승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아 유로화에 급등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가 유로화에 급등세를 나타내 유가가 휘발유 가격 상승에도 장중 내내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면서 위험거래 증가에 따른 달러화의 대유로화 강세 전망은 향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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