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와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도 인민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과 유로존ㆍ일본ㆍ중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재부각돼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인민은행의 전격적 금리인하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인 데다 미국 채굴장비수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아시아시장 마감 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전격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단행했다.

은행은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4.35%로, 같은 만기의 예금 기준금리는 1.50%로 각각 25bp씩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여섯 번째다.

인민은행은 또 위안화 예금 지급준비율을 17.5%로 50bp 낮췄다. 중국의 지준율이 인하된 것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는 10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전월 53.1보다 높아진 54.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2.3을 상회한 것이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보인 것이다.

유럽의 주요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 기대와 중국 금리인하 결정에 상승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06%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88%,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53% 올랐다.

아시아 증시는 중국 기준금리 인하 발표가 나오기 전 마감됐지만, ECB 양적완화와 중국 부양책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다음 주 예정된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으로 전장보다 1.30% 상승했다.

닛케이225지수도 전장보다 2.11% 오름세를 나타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7.54포인트(0.90%) 상승한 17,646.70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64포인트(1.10%) 오른 2,075.1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1.81포인트(2.27%) 상승한 5,031.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일 장 마감 후 주요 기술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데다 중국이 전격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각종 호재들이 나오며 증시는 이틀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록웰 글로벌 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아주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이슈다"며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시키고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경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약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비롯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술기업 실적에도 주목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전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데 따라 이날 주가가 각각 5%와 6%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MS 주가도 주당 순익(특별 항목 제외)이 예상치를 웃돈 호조를 보여 10% 급등했다.

세계 최대 소비재생산업체 프록터앤갬블(P&G)은 회계연도 1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매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P&G는 특별 항목을 제외한 1분기 주당 순익이 98센트를 보였다. 이는 톰슨로이터 조사치 95센트를 웃돈 것이다.

판매 기준으로 세계 최대 가정용 전기제품 제조업체 월풀의 올해 3분기 주당 순익은 비용절감 등에 힘입어 예상치를 상회했다.

월풀은 3분기 순익이 2억3천500만달러(주당 2.95달러)를 나타내 일년전의 2억3천만달러(주당 2.88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와 에너지업종이 하락한 반면, 산업주와 소재주, 금융주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기술업종은 3% 이상 급등하며 업종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달러 강세와 세계 수요 감소 역풍에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예상 밖의 개선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07% 상승한 14.4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내렸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9bp 높아진 연 2.088%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의 2014년 말 종가는 2.173%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3.6bp 오른 2.900%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7bp 상승한 0.641%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이은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로 위험거래가 급증해 하락압력을 받았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독일과 영국 국채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6bp 높아진 0.515%를,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 역시 6.6bp 오른 1.758%를 각각 나타냈다.

여기에 아미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등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도 증시 강세를 견인하며 국채 매도세를 부추겼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때 2.099%까지 올라 지난 10월9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ECB가 12월에 추가 양적완화 재검토를 밝혀 45개국의 주가 움직임을 추적하는 MSCI월드증권지수가 1%가량 상승한 이후 인민은행의 전격적 금리인하가 위험거래 증가를 부추겼다.

한 시장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연착률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면서 "이는 Fed가 연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어 강세 지지를 받고 있는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으로 자금유출 우려에 시달리던 이머징마켓 경제가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로 안정을 찾는 긍정적 면도 부각될 수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율을 측정하는 지표인 10년물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국채 수익률-물가연동국채 수익률)는 중국의 금리인하로 4bp 확대된 152bp를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6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날 실시된 70억달러 어치의 TIPS(물가연동국채) 입찰에서 미국 머니 매니저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강한 수요를 보였다. 3분기에는 TIPS에 대한 매도세가 지속됨에 따라 4분기 들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추가 양적완화 재검토 전망과 중국의 전격적 금리인하는 Fed의 통화정책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정책 등으로 위험거래가 증가하고 이머징 마켓발 자금 유출이 완화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급부상하며 미국은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내 금리인상 전망 여부는 10월 FOMC 성명이 나온 이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Fed는 오는 12월15-16일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연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지난 10월21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정책 지속 전망으로 고수익국채펀드에 40억달러 가량의 투자금이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8개월 만에 최대 규모이다.

은행은 전날 ECB가 오는 12월 추가 양적완화 재검토를 밝힘에 따라 초저금리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위험자산 투자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안전자산인 국채펀드에서는 11억달러가 순유출돼 16주 만에 최대 규모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4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71엔보다 0.76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1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08달러보다 0.0092달러나 내렸다. 유로화는 한때 1.0996달러까지 밀려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한때 1.1100달러가 무너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314달러를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394달러보다 0.0080달러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6.357보다 상승한 97.063을 기록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는 12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 오는 12월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자산매입 기간 연장 등 모든 가능한 조치를 재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정책결정회에서 은행의 의지와 관계없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BOJ는 이날 금융 시스템과 관련된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일본 금융 회사들이 직면한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과 노무라홀딩스, 신세이은행, 아오조라 은행을 비롯해 이들의 주요 자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Fed와 ECB가 환율을 놓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두 중앙은행의 핑퐁게임 속에 중국 인민은행이 뛰어든 형국이 벌어졌고 BOJ마저 추가 양적완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환율 예측이 점차 어려워질 듯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달러화 강세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일부 대형업체들과 하이테크업종을 제외하고 악영향을 받았다면서 세계 2-4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의 실질적 절하를 위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를 확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Fed의 달러화 초강세를 견인할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지에 의구심이 증폭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계속 유로화 약세를 부추긴다면 옐런 Fed 의장은 연내 금리인상이라는 짐을 벗어 던질 출구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드라기 총재가 Fed의 연내 금리인상 여부나 미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통화정책을 재검토할 것임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Fed와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전날 드라기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많은 전문가는 ECB가 Fed의 12월 FOMC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추가 양적완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들은 미 경제지표가 계속 건강한 모습이라면 Fed는 여타 중앙은행들의 움직임과 달리 연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8센트(1.7%) 낮아진 44.60달러에 마쳐 지난 9월28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주 유가는 5.6% 떨어졌다.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해 작년 11월 이후 6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뉴욕과 유럽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

위험거래 증가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12월 양적완화를 재검토할 것으로 밝힌 가운데 인민은행의 금리인하가 위험거래 증가를 견인했다.

베이커휴즈가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를 발표한 이후 유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베이커휴즈는 10월23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원유 채굴장비수가 전주 대비 1개 감소한 594개를 나타내 8주 연속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번주 원유 채굴장비수는 201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천연가스 채굴장비를 포함한 주간 총 채굴장비수는 전주와 같은 787개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제외한 일본과 중국,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초저금리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총 채굴장비수 감소세가 둔화한 것은 미국의 산유량 감소에 따른 세계 공급 과잉 해소 기대를 어렵게 할 것 같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채굴장비수로 볼때 2016년 미 산유량은 하루 4만배럴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ECB의 추가 양적완화 재검토 가능성과 중국의 금리인하가 세계 경기를 부양해 에너지 수요 증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예상이 유가 하락을 제한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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