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군인공제회가 깐깐해졌다. 과거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해 많은 수익을 냈던 군인공제회가 앞으로는 우량한 사업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부동산 활황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소규모·공동투자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게 군인공제회의 전략이다.

신인수 군인공제회 건설부문 CIO(최고투자책임자. 부이사장)은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과거처럼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향후 주택시장은 택지개발지구와 재개발사업 등 실거주자 중심 정도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CIO는 "단독 투자보다는 타 기관과의 공동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등 주택사업은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입지여건이 양호하고, 안정성이 확보된 곳에 꾸준히 참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주택사업은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 위주로 우수한 입지, 재무상태 우량한 시공사의 책임준공, 금융구조화 기법 활용 등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곳에만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인수 CIO(1960년생)는 대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두산건설과 남광토건,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인 다산컨설턴트 등에서 근무했다. 대구동부순환도로㈜와 코스화인㈜ 대표이사도 지내는 등토목·건설 분야와 금융관련 지식을 겸비한 정상급 전문가다.

신인수 군인공제 건설CIO

<신인수 CIO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주택시장 전망과 사업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군인공제회 제공>



아래는 신인수 CIO와 일문일답.

--자산 포트폴리오는.

▲작년말 전체자산은 9조2천여억원이고, 투자자산으로 보면 지난 9월말 기준 7조2천여억원이다. 투자자산은 채권 13%, 주식 16%, 사모펀드 등 금융대체 25%, 부동산 46% 비중이다. 앞으로 주식과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대체와 채권을 늘릴 계획이다.

--목표 수익률은.

▲요구 수익률은 연 5.9%다. 기존 6.7%에서 올해 내렸다. 회원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률은 현재 4.0% 수준이다. 부동산 투자는 분양성이 우수한데다 단기 사업이 가능한 수도권 택지개발 또는 군 유휴지 등의 회원주택사업 중심이 될 것이다. 금융부문은 안정적이면서도 고금리 채권에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근래 연 7%대 인도 국공채 10년물을 200억원 가량 매입했다.

--건설CIO 역할은.

▲사업개발, 사업관리, 회원주택사업을 담당한다. 현재 특별관리 사업은 7건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사안들이다. 인허가 추진과 사업 정상화, 채권회수 및 사업정리, 매각 등 4가지 방법으로 출구전략을 짜고 있다. 올해는 해운대 관광리조트(3천550억)와 남양주 화도(475억), 광주 오포(300억), 화성 장짐리(911억) 등 4개 문제 사업장을 매각완료했다.

--관리사업이었다가 정상화된 경우가 있나.

▲이천 증포동과 경북 경산 중산지구 등이 있다. 경산 중산지구(펜타힐)는 지난 2005년 약 4천억원 PF를 투입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하염없이 지연됐다. 일정 수준의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2011년 약 780가구를 분양했다. 이후 일괄개발에서 단계별 분할개발로 실시계획을 변경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근래에는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특히 일부 필지는 매입해서, 군인공제회 회원 아파트로 분양을 계획할만큼 완전 정상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래 공제회의 주택개발사업이 뜸하다.

▲지난 1986년 서울 상계동 회원 아파트 분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6개 지역에 3만1천669가구를 분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회원주택 외에도 수익사업으로 서초 슈퍼빌과 여의도 리첸시아, 경희궁의 아침, 용비어천가, 한화 오벨리스크, 가산동 디지털단지 등 직접 시행도 많이 했다. 광화문 경희궁 아침은 2천730억원을 투자했는데 IRR(내부수익률)이 30%가 넘었다. 그런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과거처럼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최근에는 전세시장 균형이 깨지면서 일시적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향후 주택시장은 대형택지개발지구와 재개발사업 등 실거주자 중심 정도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주택사업은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는 신규 사업보다 기존 인허가 지연사업 등을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과거 단순PF 혹은 직접투자 위주에서 펀드·리츠 등 간접 투자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단독 투자보다는 타 기관과의 공동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한다. 대한토지신탁, M+자산운용, AM+자산개발 등 자회사와 협업을 통한 투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PF는 입지여건이 양호하고, 안정성이 확보된 곳에 꾸준히 참여할 예정이다. 한해 PF예산은 2천억원 수준이다. 공동주택사업은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 위주로 우수한 입지, 재무상태 우량한 시공사의 책임준공, 금융구조화 기법 활용 등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곳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수익형부동산은 책임 임차인, 매수자 등 안정성이 확보된 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 호텔, 리테일, 물류창고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용인 상현 아파트(300억원)와 제주 연동 호텔(217억) 등이 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개발 물건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돼, 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이 앞으로 중단되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개발사업도 침체상태다. 특히 오피스 빌딩은 서울 주요 권역에서 공급과잉이다. 임차 수요도 감소하는 등 투자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요구수익률에 맞는 PF투자건 발굴도 힘들다.

--해결하기 버거운 현안이 있다던데.

▲경남 김해시 복합스포츠레저시설 사업이 있다. 지난 2005년 시작됐는데, 군인공제회는 그동안 1천822억원을 투입했다. 시행사 록인(SPC)의 주주구성은 공공지분 51%(김해시 36%, 코레일테크 15%)와 민간 49%(군인공제회44.1%, 대저·대우건설 각각 2.45%)다. 대저·대우건설이 주주협약서상 의무인 용역비를 부담하지 않고 수의계약에 의한 시공권만을 요구하고 있다. 법적으로 보면 분명히 공개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김해시는 대저·대우건설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 이게 문제의 본질인데, 김해시가 어떤 연유에서 대저·대우건설을 두둔하는지 명쾌하지 않다. 김해시는 록인에 대해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고, 법적다툼에 들어간 상태다.

--하고싶은 말은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인허가 지연 등으로 중단된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노력한 결과, 화성장짐리 사업장 등 매각 4건(5천233억원), 이천 증포동 아파트 사업(600억원), 경산 중산사업 정상화(3천671억원) 등의 성과가 있었다. 특별관리사업이 하나씩 해결돼 수익창출에 기여할 때 가장 큰 보람이 있었다. 앞으로도 경영효율 극대화 실현으로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하겠다. 회원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공제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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