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경고를 받은 모건스탠리가 무디스의 등급 결정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다우존스는 등급을 강등당하면 모건스탠리는 무엇보다 파생상품 거래 매출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객들이 등급이 낮아진 모건스탠리 대신 다른 기관으로 파생상품 거래처를 바꿀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디스는 지난 2월 모건스탠리의 등급을 'A2'에서 'Baa2'로 세 단계까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로, 무디스의 결정은 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두 곳의 신용평가사에서 세 단계 등급 강등을 당하면, 거래 상대방과 거래소에 추가 담보물 설정을 위해 각각 72억달러와 24억달러씩 총 96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지난 7일 공시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1천79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담보 설정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다우존스는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가 등급 강등에 따른 여파를 줄이고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파생상품 계약을 등급이 더 높은 자회사로 이관하거나, 씨티그룹과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조인트벤처 스미스바니의 조기 인수 등을 꼽고 있다.

전자 중에는 모건스탠리의 지주회사보다 등급이 한 단계 높은 모건스탠리 뱅크(Morgan Stanley Bank)로 파생상품 계약을 옮기는 게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하워드 첸 애널리스트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은행 자회사 안에는 파생상품을 단지 3%만 보유한 상태다.

다른 미국 대형 은행들이 90%가 넘는 것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지주회사 형태를 택하고 나서 파생상품을 은행으로 이관하기 시작했지만, 다른 은행들보다는 그 속도가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

첸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파생상품의 이관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보유한 명목파생 상품 계약(notional derivative)는 51조4천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 방법의 문제는 월가 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의 적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도드-프랭크법은 연방법 보호를 받는 은행의 경우 스왑 상품을 다른 자회사로 분리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현재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대로 실행되면 모건스탠리는 파생상품 계약을 이관하는 작업을 또 한 번 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된다.

이 경우 무디스가 부여한 등급이 'Aa3'인 또 다른 자회사 MSDC(Morgan Stanley Derivatives Products)도 파생상품을 옮기는 후보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탠퍼드 C. 번스타인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MSDC에 대해 "수익 구조가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 회사는 규정에 따라 담보물을 회사에서 분리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바니의 지분을 조기에 사들이는 방법은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내켜 하지 않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스미스바니의 지분을 51% 보유하고 있으며, 씨티그룹에서 이달 14%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2014년에는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인수할 수 있다.

지분 인수 속도를 높이면 모건스탠리는 스미스바니가 보유한 예금 1천210억달러를 전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바클레이즈의 로저 프리먼 애널리스트 등 시장 전문가들도 "남은 예금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면 이점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먼 CEO는 "인수 계획을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설 경우 씨티와의 가격 협상과 당국의 승인, 약 100억달러로 평가되는 잔여 지분의 인수 자금 조달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다우존스는 "어느 방법을 택하든 모건스탠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얄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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