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중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에 대한 강한 반론이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29일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중국의 금융시장과 경제가 모두 위기에 빠진다고 전망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중국 경제에 위기 징후는 없다고 보도했다.

배런스는 우선 경제 위기를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나는 대외거래 계정이 위기에 빠지는 경우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나 채권자가 그 나라의 경제 기초여건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경우 나타난다.

대외거래 계정 위기는 해당 국가가 통화 가치를 절하하고, 대외 부채를 재조정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은행 위기다. 이 위기는 자산거품과 함께 금융기관 간 자금조달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자산 거품은 종국에 가서 거품이 터질 때 은행 재무제표에서 만기 불일치를 악화시킨다.

은행 위기는 금융 시스템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의 자본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처방이다.

◇ 중국, 대외거래계정·은행 위기 둘다 아니다

배런스는 중국은 완전하게 자본의 환전이 가능하지도 않고, 자유변동환율제도 아니라며 이런 폐쇄된 구조는 금융 위기가 심각해질 가능성을 줄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중국은 대외거래 계정 위기가 아니라고 배런스는 결론지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에 이른다. 외화보유액은 GDP의 40%에 달한다. 이 수준은 2년 이상의 수입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 통상 안정적인 수준은 3개월치 정도다. 단기 외채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지만, GDP의 8%이며 정부 부채는 한계수준으로 인정되는 60%보다 낮은 GDP의 52.8%다.

중국이 또 은행위기라는 증거도 제한적이라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중국의 자산 거품은 과도한 은행 대출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예대 비율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과열을 보였을 때도 정부의 규제 상한인 0.75보다 낮았다. 은행 부문의 재무제표 불일치는 최근 개선됐고,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10% 이상으로 높다. 은행 시스템의 평균 대손충당금은 무수익 대출이 늘어나고 한때 정점이었던 300%에서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 부실자산의 200% 수준이다.

아울러 중국의 부동산시장 조정은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서 위기를 일으켰던 2007-2008년의 미국 부동산 위기와 같은 급격한 가격 급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에 과도한 차입투자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증거다. 또 정부는 은행 부문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고 은연중에 보증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 중국, 자산가격 급락 과도

배런스는 마지막으로 중국 지방에서도 자본 이탈의 공포에서 기인한 위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자본 계정은 여전히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국 투자자들은 지방정부채 투자 등으로 5-6%의 수익을 거두지만 해외로 자금을 인출할때 3-4%의 수수료를 내야만 한다. 무역은 위안화 가치가 1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될 때만 언급할 가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작다.

배런스는 금융, 경제 위기 모두 아니라면 중국의 자산시장 조정은 과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초기에 증시에 과도하게 개입했지만 약 2주 후부터는 슬쩍 손만 대고 있다. 조정이 일어나도록 놔두는 것은 금융시스템을 시장의 힘에 더 열어두는 절차다. 최근 중국 자산의 대량 매도는 중국 경제 기초여건에 대한 불안보다는 경제 재조정과 자유화의 마찰을 반영한다.

배런스는 앞으로 몇달간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중국 경제가 진정되고,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구성 통화에 포함되면 시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중단되지 않았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안정되고, 서비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임금과 일자리, 소비 성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이 시점에는 중국 자산을 과매도한 거래자들이 왜 과거에 중국 경제 기초여건의 비관론에 근거해 거래를 했는지 의아해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또 이들이 위안화가 자력으로 움직이는 시기 과매도 포지션을 복구하기 시작하고, 중국의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가 될때, 중국의 자산가격과 위안화 환율은 올라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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