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총수 부재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CJ그룹이 주력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팔아 마련한 종자돈으로 코웨이 인수와 그룹 주력인 문화콘텐츠사업과 식품·외식업 등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SK그룹과 CJ헬로비전 매각 협상을 진행하며 내주 초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의 매각가격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이 케이블시장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파는 대신 CJ E&M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CJ그룹은 지난 2013년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지난 2012년 2조9천억원에 달했던 CJ그룹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해 1조9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면서 그룹 전체 매출도 30조원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해 정체에 직면했다.

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이라는 '그레이트CJ' 비전를 세운 CJ그룹으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CJ그룹은 문화사업 부문에서 2020년까지 매출을 15조6천억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CJ E&M은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글로벌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CJ CGV의 경우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6개 국가에 걸쳐 1천637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으며 5년 후에는 12개국 1만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사업을 단기간에 확대해야 하는 만큼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는 약 10조원가량의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CJ는 주력사업 확장을 위한 M&A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9월 중국의 냉동물류회사 룽칭물류를 4천550억원에 인수해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의 세계 5대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갔다.

글로벌 외식 톱10 목표를 세운 CJ푸드빌도 식음료 경험이 있는 업체의 M&A를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CJ는 동부팜한농과 코웨이 인수전에도 동시에 뛰어들었다.

특히 CJ는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중국 하이얼과 컨소시엄을 맺을 정도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J헬로비전 매각 결정도 코웨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J는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 곳 중에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예상 매각가격이 2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사모펀드(PEF)인 칼라일그룹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총수 부재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CJ가 성장 정체를 벗어나고자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현 회장의 감형 가능성이 커진 부분도 CJ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