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삼성 이재용, 도대체 뭘 봤길래
<배수연의 전망대> 삼성 이재용, 도대체 뭘 봤길래
  • 승인 2015.11.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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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이 부회장은 연초부터 비핵심 계열사를 대거 정리하는 등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동방생명 시절부터 삼성그룹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던 삼성생명 사옥까지 처분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도대체 무엇을 봤길래 쫓기듯이 계열사를 대거 정리하는 등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일까?



◇핵심경쟁력, 수출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0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는 데 주목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수출은 지난달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10월 수출은 43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월간 수출은 올들어 한 번도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지 못하는 등 이미 핵심 경쟁력이 훼손된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물량마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도 중국, 미국, EU 등 주력 시장에 대한 수출이 가파르게 줄었다. 수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우리 대기업이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의 마음이 바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 구조조정 이제부터 시작이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일부 업중이 경쟁력을 급격하게 상실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수출 통계에도 이런 사정이 그대로 반영됐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가운데 무선통신기기는 42.1%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7조3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인 셈이다.

그러나 달러박스였던 선박은 해양플랜트 부문 등에서 추가 수주를 못하면서 무려 63.7%나 역성장했다.

삼성중공업만 올해 1조4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은 5조2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채권단으로부터4조원이 넘는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았다. 현대중공업도 1조1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점쳐진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던 한국의 조선산업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저유가와 신흥국 경기 부진 등에 다른 물동량 감소 등으로 조선업은 당분간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구조조정 압력에 노출될 전망이다.

또 다른 달러 박스 역할을 했던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등 건설 부문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삼성엔니지니어링은 1조5천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삼성물산도 합병전 3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회장이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조정에 깊히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실적들이다.



◇ 아파트 50만호 잔금 치르는 3년 뒤

삼성그룹은 폭증하는 아파트 분양 물량이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이 올해에만 50만호에 이르는 아파트를 신규로 분양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분양 물량 확보에 다른 건설사보다 공격적이지 않다고 한다.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부문은 서울 강남 지역과 일부 우량지역에만 집중하면서 신규 분양 물량 확대를 자제하고 있다. 가계 대출이 너무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어 3년 뒤 주택 사업이 리스크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감안된 행보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는 50만4천여호에 이르고 분양된 아파트 시가총액이 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가 추가로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가150조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이미 부채가 1천100조원에 이르는 가계가 추가로 조달하려면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이 보유 부동산과 비핵심 계열사를 팔고 아파트 분양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이유와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봄직하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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