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최근 동양증권 사장 교체를 놓고 증권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유임이 유력시되던 유준열 사장이 떠나고 현대증권에 있던 이승국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동양증권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이 부사장 선임안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의 관심은 유준열 사장의 '의외의' 퇴진 배경에 쏠렸다. 일각에서는 동양증권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외부 인사가 사장자리에 오른 사례가 거의 없는 동양증권에서 현대 출신의 이 부사장 영입은 뜻밖이라는 업계의 판단이 동양증권 매각으로까지 옮아간 것이다.

하지만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최근 "동양증권 매각은 절대 없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루머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동양증권 내부에서도 "장인인 선대 회장 이후 회사를 물려받은 현재현 회장이 본인이 개척한 인생 업적과도 같은 금융사업을 포기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동양증권 매각을 위한 수순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유준열 사장 퇴진과 이승국 부사장 영입의 일련의 과정은 '그룹 차원의 세대교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룹 차원의 이러한 세대교체는 박중진 동양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시작됐다는 게 내부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부회장의 퇴진에 구한서 동양시스템즈 부사장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사장)으로 승진한지 한달여만에 동양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유준열 동양증권 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세대교체에 동참하겠다며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 고위 관계자는 "51년생인 박중진 부회장이 세대교체 차원에서 용퇴를 결정해 현 회장께 입장을 표명했고, 연임이 예상되던 유준열 동양증권 사장이 여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함께 물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유 사장은 1953년 생으로 동종업계 CEO 중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시니어 축에 속한다. 유 사장이 연임될 경우 타 증권사의 세대교체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동양증권이 부담스런 상황이 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1960년생의 '젊은피' 이승국 부사장이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국 부사장 입장에서는 동양증권으로의 이동이 '타이밍'상 절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승국 부사장이 현대증권에 있으면서 현대그룹 하종선 부회장의 신임을 받아왔지만 하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 부사장도 입지가 좁아져있던 상황"이라며 "이 부사장 입장에서는 동양으로의 이동이 시기상 매우 적절한 셈"이라고 귀띔했다.

하 부회장은 최근 법무법인 바른의 파트너스 변호사로 영입됐다. 현대그룹 부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업계에서는 하 부회장이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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