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영원한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걸출한 경제관료 가운데에도 유독 김석동 위원장이 윗선의 총애를 받는 까닭은 따로 있다.

바로 특유의 추진력에다 책임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장관급 이상 최고위 경제관료 출신 OB들은 김 위원장이 골치아픈 일이 터지면 "제가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습니다"라고 호기롭게 보고한다고 전했다.일도 솜씨 좋게 처리하니 싫어할 수 없는 후배라는 평가다.

그런 김 위원장이 우리은행을 팔겠다고 나섰다. 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따른 대외불안에다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대내불안 요인까지 겹친 상황에서 말이다.

우리은행 매각을 주관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조차 우리은행이 대내외 불안 등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는 마당에 왜 굳이 지금 팔겠다고 나섰는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우리은행 매각을 맡겨달라며 자신 있어 하는 표정이다.

실제 최근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김 위원장의 뜻에 맡기는 듯한 결정을 내리며 김 위원장의 우리은행 매각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에 매각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실제 두 은행의 노조는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공자위 관계자 가운데 한명은 김 위원장이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법을 구사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성동격서는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라는 뜻으로, 동쪽을 쳐들어가는 듯하면서 상대를 교란시켜 실제로는 서쪽을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우리은행 매각을 산업은행 IPO와한 묶음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산은 IPO와 우리은행 매각은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그는 특히 최근 산은금융지주가 주우식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IR담당 부사장으로영입한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부사장은 김 위원장과 재경부 이재국 금융정책과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여기에 모피아 출신의 대부격인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까지 등장하면 퍼즐의 얼개가 맞춰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사석에서 김 위원장의 우리은행 매각 승부수의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평가했다.

산은과 우리은행이 구체적으로 어떤 스킴으로 두 회사의 니즈를 충족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그 중심에 강만수, 김석동, 주우식 등 정통 모피아 출신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은행 매각과 산업은행 IPO의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