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조력자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내외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더불어 후배들에게 금융위가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53·행시 30회)은 지난 6일 실장급 인사이동을 통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에서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법 알려진 인사였지만, 그의 소회는 남달랐다.

그는 "증선위원으로 금융 시장에 있는 사건을 들여다봤다면, 이젠 각 국 전체를 사무처로 봐야한다"며 "특히 국회나 감사원, 예산 당국 등 대외 협력 관계에서 선후배들이 해낸 역량을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김 사무처장은 금융 시장의 최전선에 있었다.

재부무와 재정경제원 사무관 시절 증권제도과와 은행제도과를 거친 그는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위원회 파견을 마친 지난 2009년부터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이후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으로 활동한 그는 이듬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금융위원회에 복귀했다.

자본시장국장을 역임했을 땐 140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시장과 180조원의 특정금전신탁 시장에 메스를 들이댔다. 주가조작 근절 종합대책과 파생상품 운용 모범규준, 펀드상품의 계열사 판매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거래소 경쟁시스템 도입도 그 무렵 시작한 일이었다.

2013년부터 역임한 금융정책국장 자리는 만 2년을 꼬박 채웠다. 산업은행 통합과 기술금융 도입, LTVㆍDTI 합리화, 콜시장 개편, 주채무계열제도 강화, 그리고 동양과 KB금융 사태 수습과 최근 완판된 안심전환대출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정책을 주로 다루던 그가 올해 4월부터 맡게 된 증선위 상임위원 자리는 그야말로 시장의 민 낯을 보는 곳이었다. 당시 '공정하게, 최대한 많이 듣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던 그는 반년 남짓 한 시간 동안 자본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은 사람들은 많이 만났다.

김 사무처장은 "생생한 사건을 직접 다루다 보니 역으로 정책적인 보완 사항도 눈에 띄더라"며 "정책 당국의 시선과 감독 당국의 시선, 그리고 시장 종사자들까지 다양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도움됐던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증선위를 이끌며 금융감독원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하는 지 새삼 느꼈다"며 "사건마다 큰 도움을 받아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회고했다.

습관처럼 어제를 경계하고 새로운 배움을 좇겠다고 말하던 그는, 벌써 새로운 자리에 필요한 업무보고를 모두 들었다.

김 사무처장은 "오케스트라로 치면 제1악장에 나선 첫 번째 바이올린연주자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곡 전체를 꿰뚫은 지휘자와 그를 따르는 악단들 사이를 조율하는 게 사무처장의 자리와 닮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에 정통한 장차관을 비롯해 각자 위치에서 전문가 역할을 해내는 후배들과 함께 금융개혁이라는 곡을 완성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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