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사우디 산유량 지속 증가에 4영업일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OECD의 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여파로 1% 안팎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에도 실망스러운 입찰과 연내 금리인상 전망 상존으로 하락했다. 달러화는 재료 부재와 이익실현 매물에 주요 통화 대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 속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산유량 지속 증가에 따른 공급 우위 지속 예상으로 하락했다.

미국 10월 고용지표 호조로 12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도 잇따라 연내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 경제 개선이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12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미국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OECD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52%) 이래로 최악인 2.9%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3.1%에서 5개월 만에 0.2%포인트 내렸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8%에서 3.3%로 낮췄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2.4%로 올렸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2.5%로 내렸다.

OECD는 2017년 중국 성장률은 6.2%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85포인트(1.00%) 하락한 17,730.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2포인트(0.98%) 내린 2,078.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82포인트(1.01%) 하락한 5,095.3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키웠다.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과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개선된 지표 발표에 이어 Fed 위원들의 연설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미국 뉴포트 카운티에서 열린 한 상공인 모임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되는 한 12월에 기준금리 인상이 적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젠그렌 총재는 "최근 지표가 긍정적이라는 점을 보라"며 "지표들은 경제의 진정한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지난 주말 "(Fed가 취해야할) 적절한 다음 단계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 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경제 지표가 "그 시점(the when)"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0%로 반영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4%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금융업종과 기술업종이 1% 이상 내리는 등 전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캐터필러와 쉐브론이 각각 2.6%와 1.8% 하락하는 등 대부분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애플도 0.4% 하락했다.

OECD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것도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어닝스 스콧의 닉 라이치 대표는 "증시는 성장률 약화를 반영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스트래티지스트도 "글로벌 성장 우려와 OECD 발표가 오전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 10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콘퍼런스보드는 10월 고용추세지수가 전월 수정치 128.65보다 0.7% 상승한 129.48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 높아졌다.

다만,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0월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혼조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은행은 소비자기대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향후 12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율이 전월의 2.73%에서 2.82%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3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의 2.84%에서 2.78%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5.28% 오른 16.5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ㆍ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3/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1bp 오른 연 2.343%로 지난 7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4bp 상승한 3.124%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0.3bp 하락한 0.886%를 나타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2월 금리인상 전망 상존과 국채입찰에 따른 물량압박으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오는 11일이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로 채권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평소보다 하루 빠른 이날 3년만기 국채가 입찰됐다.

재무부는 이날 24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 입찰을 시작으로 다음날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발행한다. 12일(목)에는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가 입찰된다.

3년만기 국채입찰 뒤 국채가격은 하락폭을 소폭 늘렸다. 연내 금리인상으로 입찰 수요 등이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낙찰금리는 연 1.271%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82배로 2009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지난 4차례 평균은 3.22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0.8%를,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5.1%를 각각 나타냈다.

한 시장관계자는 "아시아발 수요가 유입됐음에도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며 "이는 아시아발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이날 경제지표가 없어 지난 주말 나온 10월 고용지표가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부연했다.

이번 주에는 입찰 결과 이외에 주말인 13일 나올 10월 소매판매가 국채시장에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틱트러스트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도나데비안 수석 투자오피서는 "12월 금리인상 예상으로 국채 보유한도를 축소한 상황"이라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올 연말 2.50-2.75% 범위 대에서 마감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스테이트스트리트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Fed가 주목하는 고용과 인플레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머징 마켓의 성장률 둔화와 중국의 성장률 우려는 여전히 Fed의 조기 통화긴축을 어렵게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머징 마켓의 예측 불가능한 취약점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올 연말 2.50%를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10년물 국채와 동일 만기 TIPS(물가연동국채) 스프레드인 BER(break-even rate)은 3bp 확대된 162bp를 나타내 지난 8월 말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Fed의 인플레 목표치 2%를 하회했다. BER은 지난 9월28일 139bp까지 밀려 2009년 이후 최저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증시도 국채시장과 마찬가지로 12월 금리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면서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증시 자금의 채권시장 이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이는 국채에 대한 매력도를 높일 것이라면서도 Fed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통화긴축 사이클을 가져간다면 금융시장이 급격한 혼란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14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3.19엔보다 0.05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55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743달러보다 0.0012달러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114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5051달러보다 0.0063달러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지난 주말 종가인 99.153보다 낮아진 98.995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개장 초 지난 주말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소화라는 과정이 진행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연내 금리인상 전망 증폭으로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개장 초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를 지지했으나 미국발 경제지표가 없는 것은 달러화의 등락폭을 제한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2월 첫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70%로 가격에 반영했다.

유로화는 달러 이익실현 매물로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후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함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반락했다.

그러나 Fed와 유럽중앙은행(ECB)ㆍ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차별화 전망 상존으로 달러화의 낙폭이 제한됐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이는 한 유로화의 대 달러화 반등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유로화가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하려면 ECB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유로화를 매입하려는 실질 수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ECB가 추가 양적완화(QE)에 나선 이후에나 유로화의 추가 하락이 가능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또 Fed가 다음달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달러 이익실현 매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과 10월 고용 결과가 나오고 대부분의 거래자 혹은 경제학자들은 12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42센트(1%) 낮아진 43.87달러에 마쳐 4영업일 연속 떨어졌다.

유가는 개장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전세계 수요가 강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의 무역지표 실망감과 사우디 및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들의 사상 최대 원유생산에 따른 공급 우위 장세 지속 전망으로 유가가 반락했다.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OPEC 웹사이트에서 내년 전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아시아의 원유 수요가 현재 하루 1천600만배럴에서 2040년 4천60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감소할 것이며 OPEC산 원유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OPEC는 오는 12월4일 석유장관회의를 연다. 유가 급락에도 사우디 등 OPEC 회원국들의 시장점유율 고수전략으로 산유량은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80만배럴를 나타내 5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2016년에는 다소 둔화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반면 중국의 10월 무역수지 지표가 성장률 둔화 우려를 부추겨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유가가 하락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10월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작년 동기보다 3.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1% 감소를 웃돈 것이다. 10월 수입은 작년보다 16% 줄면서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젠스케이스에 따르면 지난 10월30부터 11월5일까지 미국의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180만배럴 이상 늘어났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유가 급락에도 산유국들의 시장점유율 고수 전략이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OPEC 석유장관 회담에서 감산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공급 우위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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