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가격 보합권 혼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파리 테러 사태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주 급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유가는 파리 테러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3개월 연속 감소, 증시 강세로 2.5% 올랐다.

유가 급등에 따른 주가 강세 여파로 국채가격은 보합권 혼조세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돼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믈은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64% 반영했다.

이번 테러 공격에 따른 금융시장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일조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봤을때 테러에 따른 증시 영향이 단기에 그쳤다며 이번 테러가 금융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마이너스(-) 11.4에서 -10.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6.5를 하회한 것이다. 이로써 뉴욕지역의 경제 활동은 4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수가 4개월 연속 -10을 밑돈 것은 2009년 초 이후 처음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7.77포인트(1.38%) 상승한 17,483.0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0.15포인트(1.49%) 오른 2,053.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74포인트(1.15%) 오른 4,984.6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증시는 파리 테러 공격에 따른 여파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장 초반 혼조세를 나타냈지만, 장중 에너지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3%가량 강세를 보이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 전 업종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쉐브론은 4.3%, 엑손모빌은 3.5% 급등했고, 캐터필러도 1% 이상 올랐다.

다만, 항공주와 여행주 등은 테러 영향으로 하락했다.

델타 에어라인 주가는 2% 이상 하락했고,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 콘티넨털도 주가도 각각 1% 이상 내림세를 나타냈다.

여행예약 사이트인 익스페디아 주가도 2% 넘게 떨어졌다.

JP모건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파리 테러 타격이 제한적이었던 것에 대해 "시장은 충격이 있을 때마다 바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주말 동안 이슈를 소화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유가는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달러(2.5%) 높아진 41.74달러에 마쳤다.

이달 들어 지속적으로 급락세를 보여오던 유가는 모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파리 테러 후 유럽 실물 경제 상황 변화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CB의 대변인은 드라기 총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유로존의 경제 상황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며 유로존 실물 경제에 관한 산업계의 견해를 예민하게 청취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또 현재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개요도 설명했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파리 테러 공격에 따른 경제 충격을 측정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기라고 진단하면서도 추가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또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리 테러 공격을 이유로 주식을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주요 증시는 파리 연쇄 테러 충격으로 프랑스 증시가 소폭 하락했으나 영국과 독일 증시는 상승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08%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46%,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0.05% 상승했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56% 내린 18.1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다우존스.마켓워치-트레이드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7bp 떨어진 연 2.27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0.8bp 하락한 0.851%를 나타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4p 높아진 3.063%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파리 테러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RW프레스프리티 래미 밀스타인 국체 및 공사채부문 헤드는 "테러는 공포스러운 것이지만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충격은 미미하다"면서 "따라서 일시적 충격을 받은 금융시장은 충격에서 급격히 벗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앤서니 크로닌 국채거래자는 "지정학적 불안정이 고조되고 있으나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국채가격은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4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내 상승폭을 소폭 늘리기도 했다.

이밖에 일본의 성장률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도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 일본은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 침체에 재진입했다.

일본의 7~9월 GDP 예비치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0.1% 감소로 집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를 밑도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증시가 에너지주 들의 강세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국채가격이 혼조세로 돌아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파리 테러 사태의 윤곽이 일정부분 드러났고 불확실성 역시 다소 완화됐다면서 이번 테러가 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4%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새로운 대형 촉매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25-2.50%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또다른 안전자산인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대비 3.3bp 떨어진 0.531%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20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2.65엔보다 0.55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684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750달러보다 0.0066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205달러를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5231달러보다 0.0026달러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지난 주말 종가인 98.929보다 상승한 99.379를 보였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63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1.86엔보다 0.23엔 떨어졌다.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취급됐던 유로화는 이날 파리 테러로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으나 테러에 따른 경제 충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상존해 낙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예금금리 10bp 인하와 자산 매입 기간 연장 가능성이 유로화 가치에 반영됐다고 봤다. 그러나 이들은 자산매입 규모 확대는 아직 미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러화는 뉴욕지역의 비즈니스 활동이 위축세를 지속해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폭을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리 테러가 연준의 다음달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달러화가 상승세를 지속했다.

일본의 경기침체 재진입도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달러(2.5%) 높아진 41.7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프랑스의 대 이슬람국가(IS) 공습 강화 소식으로 상승했으나 높은 수준의 전세계 산유량에 따른 공급 과잉 지속 우려와 달러화 강세로 반락하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9월말 현재 전세계 상업용 원유재고가 30억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는 전세계가 6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난 주말 밝혔다. 또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원유재고는 전세계가 34일 동인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부연했다.

유가는 이날 공급 과잉 우려로 한때 40.06달러까지 밀려 40달러 붕괴 가능성이 커졌으나 OPEC 산유량 감소 소식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플랫츠에 따르면 OPEC 산유국들의 10월 산유량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산유량 감소로 전월 대비 하루 12만배럴 줄어든 3천108만배럴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으며 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산유량은 지난 7월 이후 하루 35만배럴의 생산을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 3월 이후 하루 1천만배럴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뉴욕증시가 에너지관련주 강세로 상승폭을 확대한 것도 유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달러화가 추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고 말했다.

테러 등 단기적 시장요인보다는 수급 문제와 환율 움직임 등 장기적 재료에 주목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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