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이 느린 속도로 이뤄질 것이란 기대로 1,150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7.40원 하락한 1,154.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형성된 달러 강세의 되돌림 구도가 이어졌다. 호주달러와 싱가포르달러 등 주요 아시아통화들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가 우위를 점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천800억원 가량을 내다 파는 등 자금유출 우려도 지속했으나, 동부그룹이 동부화재 지분 3천400억원을 매도한 데 따른 달러 매도 수요 등이 부각돼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역외의 롱처분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달러화는 장중 꾸준한 하락 흐름을 유지했다.

◇ 23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50원에서 1,158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10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 강세가 되돌려지고 있는 만큼 달러화가 1,150원선 부근으로 하락 시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 낙폭이 추가로 커지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A시중은행 딜러는 "미국 고용지표 이후 형성된 달러 매수 포지션이 FOMC 의사록 이후 되돌려지고 있는 양상인 만큼 달러화의 하락세가 유지될 수 있다"며 "역외가 매수에 내서지 않으면 달러화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진단했다.

B시중은행 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도 살아나는 데다 FOMC 의사록 이후에는 고점 인식이 더욱 강화됐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 변수긴 하지만, 달러화가 1,150원선을 하향 테스트할 수 있다"고 봤다.

C외국계은행 딜러는 "역외 롱스탑이 나오고 있으나 하락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전일 블록딜 관련 물량을 빼면 외국인 이탈이 지속했는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움직임이라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화 1,150원은 심리적으로도 중요한 레벨"이라며 "일시적 이탈은 가능해도 지지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하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5.70원 하락한 1,156.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일부 역외 매수와 결제 수요 등으로 낙폭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며 1,150원대 후반에서 주로 거래됐다.하지만 네고 물량에 추가 반등이 제한된 가운데, 역외 롱스탑도 가중되면서 재차 낙폭을 키웠다.

달러화는 오후 장에서는 역외 롱스탑성 달러 매도가 지속하면서 추가 하락해 1,154원선 부근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53.70원에 저점을, 1,159.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56.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0억8천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05% 오른 1,989.86포인트에 거래됐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천785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 22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22.81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98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25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대비 1.16원 하락한 1위안당 180.20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1.03원에 고점을, 180.1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77억9천9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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