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최근 중국에서 1990년대 출생자를 일컫는 지우링허우(九零后) 세대가 부상하면서 소비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15~25세에 해당하는 이들은 중국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하며 기성세대는 물론 1980년 이후 출생한 파링허우(八零后)와도 차별화된 개성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중국의 1자녀 정책의 마지막 세대로, 1가정 1자녀 환경이 정착된 이후 태어나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의 극진한 관심과 경제적 지원을 자란 세대다.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우링허우 세대는 본인의 소득 대비 소비 규모가 크다.

작년 중국 대학 졸업생의 평균 임금은 2천776위안이고 이들의 월평균 소비금액은 1천138위안으로 조사됐다.

특히 졸업생 중 소득이 있는 그룹의 월평균 소비금액은 1천229위안이고, 근로소득이 없는 그룹의 월평균 소비금액이 1천122위안으로 금액의 차이가 미미하다.

이는 지우링허우 세대에게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이 든든한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우링허우 세대의 특징은 최근 대학 음식 문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전일 중국의 한 언론에선 베이징 소재 대학 중 8곳에서 외부 음식 배달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전 중국 대학생들이 학교 식당에서 혹은 직접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면, 90년대생은 학교 음식에 싫증을 낼 줄 알고, 학식보다 3배는 비싼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세대이다.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관계자는 "이는 포만감을 위한 밥이 아닌 다양성을 추구하고 직접 움직이기보다는 서비스를 누리며 소비에 관대한 90년대생의 행동과 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방된 사회에서 자란 이들은 일찍이 해외 문화를 접하며 성장한 덕분에 외국 브랜드 선호도가 강한 특징이 있다.

한류스타를 동경만 하던 80년대생과 달리 90년대생은 아이돌 가수의 공연을 찾아가고, 스타 관련 아이템을 사들이는 등 중국에서 스타산업으로 매출을 일으킨 1세대에 해당한다.

더구나 90년대생들은 유년시절부터 정보통신 사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다.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18~29세 구매자의 매출 점유율은 38%에 달한다.

중국 소비시장에서 이들이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특히 올해 광군제(光棍節)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거래가 68.7%였고, 이날 주요 소비계층이 20대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90년대생의 소비패턴은 기업의 마케팅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들은 지인과 또래의 상품평을 신뢰하고 직접 체험하며 소비를 하는 과정을 즐긴다.

이에 맞춰 기업들은 웨이보와 웨이신 등 SNS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고, 샤오미를 비롯한 기업들이 체험관(플래그 삽)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른 세대와 달리 뚜렷한 소비 성향을 보이는 지우링허우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새로운 소비재의 주력 구매층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중국의 소비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세대의 등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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