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의 과도한 부채와 저성장이 기업들과 은행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의 부채 규모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에 달하며 시장 전문가들은 대출 채무불이행이나 부도 등 신용 위험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채권 시장 성장세를 이용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오며 이를 무시해왔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반면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4대 국영은행의 신규 대출 규모는 35조7천억위안을 기록해 전월보다 656억위안 줄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세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앨버트 에드워즈는 이런 신규대출 감소세는 당국이 부채 문제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으로 공급 측면에서 은행들의 대출 관련 상황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했다. 재정적 위기에 놓여 상환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은행들은 대출을 꺼릴 수 있다고 SG는 설명했다.

최근 UBS는 2009년 이전에 중국 본토 A주 시장에 상장된 1천39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 3분기 수익이 작년보다 16%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특히 에너지, 자본재, 원자재 등의 영역은 훨씬 상황이 심각했다.

UBS 보고서에 따르면 70%에 육박하는 철강·제련 기업과 절반이 넘는 석탄 기업들은 올해 3분기 동안 이자보상비율이 1배에 못 미쳤다. 원금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UBS는 상품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달까지 4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을 고려할 때 분위기가 금세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이런 상황에선 GDP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회사채 디폴트 위험에 대처할 조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특히 최근 자본유출이 가속하는 것에도 주의를 환기했다.

다이와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자본 유출액은 2천2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기업 부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차원에서 중국 내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위안화를 보유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다이와는 아직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자금 유출 폭이 늘어난 점에 비춰 앞으로 중국 내 은행과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중국 당국의 증시 기업공개(IPO) 재개 조치가 유동성 문제를 완화할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시장 신뢰도가 아직은 부족해 다소 위험한 조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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