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국제유가 반등과 달러 롱포지션 차익실현 등으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롱스탑이 지속한 데 따라 급락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10.40원 급락한 1,14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시아금융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이 큰 폭 하락하는 등 달러 강세의 되돌림 현상이 심화됐다.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예상치 수준에 그치고,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부진한 등 지표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주요 투자은행(IB) 등을 중심으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달러 롱포지션을 차익 실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달러 약세 모드가 심화됐다.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중동 불안이 커지며 국제유가가 상승한 점도 위험통화 강세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서울 환시에서도 역외 중심으로 롱스탑이 꾸준히 진행되는 가운데, 월말 수출업체 네고 요인도 가세하면서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딜러들은 달러화가 1,145원선도 밑돌자 외환당국도 달러 매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지만, 역외 롱스탑 및 네고 우위 현상이 지속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천억원 이상을 순매도 한 점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26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38원에서 1,15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달러 강세를 재차 부추길만한 이벤트가 부족한 만큼 포지션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달러화가 1,140원대 초반까지 급락한 데 따른 저점 인식과 당국의 스무딩에 대한 경계심은 지지력을 제공할 요인으로 꼽혔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차트상으로 1,131원선 부근에 형성된 200일 이평선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지지선이 없어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하지만, 1,140원선 부근 당국 움직임도 강화될 수 있고 너무 급하게 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에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가 꾸준한 데다 역외 롱스탑도 지속하는 양상이다"며 "지지선이 무너진 상황이라 달러화가 1,150원대 초반 등으로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다른 신흥통화들에 비해 달러화가 급격하게 떨어진 데다, 1,140원선에 기댄 저점 매수 심리도 적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1,130원대 후반까지는 추가 하락할 수 있는 분위기지만, 꾸준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감안하면 재차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큰 폭 떨어진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6.80원 하락한 1,147.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개장 직후부터 역외 중심의 롱스탑 물량이 우위를 점하면서 꾸준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화는 정오께 1,145원선 하향 이탈 이후 당국 추정 매수세 등으로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네고 물량 등이 강화되면서 재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화는 이후 1,143원선 부근에서 당국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추가 하락은 제한된 채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43.00원에 저점을, 1,147.9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45.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9억3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34% 하락한 2,009.42포인트에 거래됐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천95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 21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22.39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4.30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655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대비 1.49원 하락한 1위안당 178.13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8.61원에 고점을, 178.1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279억1천9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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