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터키-러시아발 우려 완화로 유로·엔 대비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데다 미국 경제 지표가 엇갈린 데 따라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와 달러화 강세에도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 감소와 주간 원유재고 증가 규모 예상 하회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추수감사절에 따른 휴일을 하루 앞두고 한산한 거래 속에 강한 입찰 수요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QE) 전망과 터키-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11월21일로 끝난 주간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감소세를 나타내 노동시장이 건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2천명 감소한 26만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지난 10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실적은 3개월 만에 처음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3%(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1% 증가를 웃돈 것이다. 내구재수주는 지난 9월과 8월에 각각 0.8%와 2.9% 감소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10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0.7% 늘어난 연율 49만5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 대비 상승했으나 예비치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가 전월의 90보다 상승한 91.3을 나타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3을 밑돈 것이다. 11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3.1이었다.

지난 10월 소비지출 증가세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3% 증가를 밑돈 것이다. 소비지출은 지난 9월과 8월에 각각 0.1%와 0.3% 증가했다.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고 전년 대비 0.2%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고, 전년 대비 1.3%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율은 42개월 연속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를 하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포인트(0.01%) 상승한 17,813.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27포인트(0.01%) 내린 2,088.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3포인트(0.26%) 상승한 5,116.1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수는 장 막판 상승폭을 줄였다.

주요 경제 지표들이 혼조를 보인 데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는 데 따른 거래량 감소가 지수 움직임을 제한한 요인이 됐다.

미국증시는 26일 추수감사절로 휴장하며 '블랙프라이데이'인 27일에는 오후 1시에 거래가 마감된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스트래티지스트는 "경제 지표가 견고한 수준이었지만, 강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주 주식시장의 또다른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4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과 산업업종, 기술업종, 유틸리티업종이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고, 소비업종과 금융업종, 헬스케어업종은 오름세를 보였다.

중장비업체 디어는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이익이 예상을 웃돌아 주가가 5%가량 급등했다.

휴렛패커드(HP) 주가는 전일 발표한 실적이 이익과 매출 부문에서 모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13%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는 전일보다 4.65% 내린 15.1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1bp 낮아진 연 2.232%를 보였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 떨어진 2.99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934%를 나타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11월4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반면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경제지표가 대거 나온 뒤 국채가격은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경제지표가 혼조적이었고 추수감사절(26일) 휴일을 앞두고 있어 포지션 조정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CRT캐피털의 데이비드 아더 국채전략부문 헤드는 추수감사절 휴일이 있는 데다 다음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와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기다리는 등 평소와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오전 11시30분(미 동부시간)에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뒤 국채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낙찰금리는 연 2.013%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51배로 최근 평균인 2.52배와 거의 같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5.9%로 최근 평균인 56.2%에 근접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3.5%로 최근 평균인 12.3%를 소폭 상회했다.

12월 금리인상 전망이 상존해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지속됐다.

이날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전날의 130bp에서 129.8bp까지 좁혀져 지난 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2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면서 국채시장은 장기와 단기 국채가 별개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수익률이 독일과 영국, 일본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외국인투자자들의 미 국채에 대한 매입세가 금리인상에 따른 국채수익률 급등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12월3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 인하와 자산 매입 규모 확대 및 기간 연장 등을 단행할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존 국채수익률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며 미 국채매수세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현재 1989년 이후 최대폭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5bp 낮아진 0.469%를 나타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2.7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2.47엔보다 0.25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61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645달러보다 0.0029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120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079달러보다 0.0041달러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9.610보다 오른 99.797을 나타냈다.

유로화는 유럽시장에서 ECB가 오는 12월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정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화에 1.0565달러까지 밀려 7개월(지난 4월 중순)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는 한때 100.179까지 올라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SEB는 이날 낮은 인플레율과 전세계 성장률 우려로 ECB가 이번 회의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현재의 매월 600억유로보다 100억~200억유로를 늘릴 것이라면서 예금금리 역시 마이너스(-) 0.30%로 10bp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헤지펀드인 SLJ 매크로파트너스 역시 ECB가 예금금리를 -0.50%로 30bp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달러화는 추수감사절로 26일 뉴욕금융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한산한 거래 속에 경제지표가 혼조적 모습을 보여 좁은 폭에서 등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가치에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지표 호조가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견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은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유로화 매도세가 장세를 지배했으며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는 터키-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와 주간 고용지표 호조 때문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센트(0.4%) 높아진 43.0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로 약세를 보였으나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은 증가폭을 나타내 낙폭을 축소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1월20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96만1천배럴 늘어난 4억8천82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10만배럴 증가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170만배럴 증가한 5천86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250만배럴, 정제유 재고 역시 100만배럴 각각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5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50만배럴 줄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92.0%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6%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후 들어 에너지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가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를 발표한 이후 유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원유채굴장비수가 9개 줄어든 555개를 나타내 작년 동기의 1천17개를 대폭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또 천연가스 채굴장비수 역시 4개 감소한 189개를 보였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 감소와 주간 원유재고 증가 규모 예상치 하회로 유가가 반등했으나 공급 과잉 우려 지속이라는 악재가 유가에 계속 하락압력을 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 채굴장비수 감소에도 미국의 주간 산유량이 확실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징후가 없다면서 산유량 감소가 확연해지거나 오는 12월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등이 나오지 않는한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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