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밴드(利率走廊·interest-rate corridor)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수차례 내렸지만 기업들의 실제 자금 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 기존 제도가 한계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인민은행은 보다 시장지향적인 대안으로 금리밴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과거 중국 은행들은 대출규모와 기준금리를 통제하는 정부의 정책 덕분에 일정한 이윤을 보장받았고, 이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할 유인을 줄였다.

매체는 금리밴드제도를 도입하면 밴드 내에서는 시장원리가 작동하고,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쥔(馬駿) 등 인민은행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지난 17일 금리밴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밴드의 도입으로 금리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고, 시장의 기대형성에 효과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한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은행들이 비용의 상승을 우려해 현금을 쌓아둘 필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금리밴드 도입 후 인민은행이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성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밴드의 상한은 2.7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의 1일물 금리를 4.5%에서 2.75%로 내리면서 "SLF의 금리를 금리밴드의 상한으로 설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 이코노미스트는 밴드의 하단으로 초과지준금리를 제시했다. 초과지준금리는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 중 법정 지급준비금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중앙은행이 은행에 지불하는 금리다. 현재 중국의 초과지준금리는 0.72%다.

이를 종합하면 밴드의 범위는 0.72%~2.75%가 된다.

한편, WSJ은 SLF의 이용실적이 저조한 점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금리밴드 방식의 유효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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