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한국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투자증권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투트랙 전략'으로 준비해 온 인터넷전문은행이 먼저 성과를 낸 만큼 남은 대우증권 인수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로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 KT와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을 이룬 K뱅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공식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은 한국금융지주가, 대우증권 인수는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대우증권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기엔 자금 동원력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도 김 부회장이었다.

결국 투트랙 전략으로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오던 한국금융지주가 23년만의 은행업 라이선스 획득에 성공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크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50%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자본금 3천억원의 절반인 1천5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한 주주들 중 가장 큰 투자금액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낼 수 있는 시너지 때문이다.

모바일 환경을 바탕으로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은 은행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증권 및 자산운용사로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과 자산 유치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핀테크 사업의 대표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용우 한국금융지주 전무는 "카카오뱅크 공동 발기인들이 함께 만든 비전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하게 돼 영광"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 시중은행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금융혁신이 모바일을 통해 고객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 인수까지 성공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과 적잖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갖추게 될 자기자본 규모는 8조원 수준. 이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기반으로 한 소매 영업과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할 수 있어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연말 정기인사 및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 등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평소라면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으로 분주할 시기지만, 지금은 회사 분위기가 대우증권 인수 이후를 고려해 모든 것을 최소화하는 상황"이라며 "회사의 모든 전략이 대우증권 인수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태스크포스가 증권에 꾸려졌지만 지주 측과의 논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우증권 인수는 향후 동력 확보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과 함께 가장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이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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