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프랑스에서 사회당의 집권을 두려워했던 시장 참가자들은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한 시름 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공조할 뜻을 비쳤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이 퍼지는 가운데 '메를랑드'로 불리는 두 정상은 유로존이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견해차를 부각하지 않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15일(독일 시간)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어떤 일이 있어도 그리스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도울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정상회담은 서로 알아가는 첫인사 성격이었기에 성장 협약과 같은 민감한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지는 않았다. 유럽이 성장과 긴축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하느냐는 두 정상 사이에 쟁점이 될 전망이다.

참모들은 57세로 동갑내기인 두 정상이 모두 실용주의적이며 성격도 비슷하다면서 이것이 정치적 견해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메르켈 총리의 참모들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침착하지 못한 행동에 종종 불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성을 감추지 않았던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달리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이 '보통 씨'라는 것을 강조한다. '슈바벵 주부'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도 가정적인 이미지를 세우려 한다.

재정협약 재협상에 관해서도 표면적으로는 큰 갈등이 없어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성장 정책을 포함하기 위해 그동안 합의된 것을 재논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프랑스가 아이디어를 내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이 손과 팔을 반복적으로 쓰며 재협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동안 메르켈 총리는 어깨를 들썩이며 미소를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 신임 대통령에 대한 두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리 내어 웃으면서 "두려움은 정치에 좋지 않기 때문에 나는 걱정을 잘 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가 재정협약을 고치기보다 새로운 성장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은 올랑드 대통령이 주장한 유럽연합(EU) 구제기금의 탄력적 활용, 유럽투자은행(EIB) 역할 확대 등에 열린 입장임을 내비친 바 있다.

이들은 다만 성장협약 등이 그리스와 같은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는 회원국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이 회원국의 적자 감축 시기를 연장하는 것과 같은 추가 조치에 대한 압박을 더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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