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 전자랜드 인수전에 다수의 대기업들이 겹치기로 참여하면서 매각 일정이 다소 지체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대기업들이 국내 유통업계 굴지의 기업들로 매각 측 입장에서는 모두 놓치기 어려운 후보군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셀러(Seller) 보다는 바이어(Buyer) 우위의 구도로 형성된 상황이어서 매각 측이 일정에 다소간의 탄력을 줄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인수 후보 기업들이 경쟁 관계로 얽혀 있는데다 견제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점 또한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 문어발 인수전 참여 =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SK네트웍스와 롯데쇼핑, GS리테일, MBK파트너스, 광둥메이디 등을 숏리스트(인수적격 예비후보)로 선정했다.

하이마트 인수전에는 롯데쇼핑과 SK네트웍스, 이마트 등이 전일 인수의향서(LOI)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을 통해 냈다.

전자랜드 인수전에는 롯데그룹과 SK네트웍스, 신세계 등이 참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유통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는 구도속에 SK네트웍스가 뛰어든 양상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도 겹치기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 기업이 인수하겠다고 밝힌 3개 업체가 모두 유통부문에서는 저마다 강점을 갖고있어 경쟁을 더욱 치열해 질 수 있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로 1만4천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매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마트는 국내 가전유통 시장의 35%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1위 업체로 전자제품 유통사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에게는 놓치기 어려운 곳이다.

전자랜드 역시 대한민국 전자제품 유통의 성공스토리를 써 온 만만치 않은 성장성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하이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 경쟁 격화 속 눈치보기…매각 측 유력 후보 끌어들이기 전력 = 당초 웅진코웨이는 하이마트 매각이 주춤한 틈을 타 최대한 빨리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가급적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매각 작업을 종결하고 새 주인에게 회사를 넘긴다는 계획이었다.

인수자에게 '매각자 금융(Staple financing)'을 주선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면서 딜을 빠르게 종료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인수 후보군이 겹치기 시작하면서 매각 측은 상대적으로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쟁 매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후보 기업들을 웅진코웨이로도 눈길을 돌리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선종구 회장의 검찰 조사와 기소, 상장폐지 가능성 등의 변수로 잠정 보류했던 매각 작업을 재차 서둘러 진행하고는 있지만 겹치기 후보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3개 업체의 매각 작업이 공개 입찰 방식이기는 하지만 사적(프라이빗) 딜이어서 일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상태다.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매각 측도 굳이 딜의 속도를 빠르게 할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과의 가격협상이 주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는 곧 일정이 다소 지체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성격이 비슷한 매물 3개가 동시에 시장에 나온데다 주요 인수 후보 기업들도 자금사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를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3개 매물 중 어느 하나의 주인이 언제쯤 가려지느냐에 딜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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