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에 편입했다.

30일(미국시간) IMF는 워싱턴DC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를 내년 10월 1일부터 10.92% 비율로 SDR 바스켓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위안화는 기존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와 함께 IMF SDR을 구성하게 됐다.

현재 SDR 구성 비율은 달러화가 41.9%, 유로화가 37.4%, 파운드화가 11.3%, 엔화가 9.4%다.

위안화 SDR 편입에 따라 미국 달러화의 비율은 내년 41.73%로 감소할 예정이다. 유로화는 30.93%, 일본 엔화는 8.33%, 영국 파운드화 비율은 8.09%로 줄어든다.

위안화가 SDR에서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SDR는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등에 직면할 경우 담보 없이 달러나 유로 등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IMF의 이같은 결정은 국제적으로 위안화 수요 증가를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이 그동안 엄격했던 환율과 금융시장 통제를 자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IMF가 국제적으로 위안화 사용의 적절성을 확인해준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지위에 도전함으로써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IMF의 이같은 결정이 중국의 더욱 강한 경제 개혁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치적인 결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중국 투자 기회를 더욱 폭넓게 제공하는 등 위안화를 SDR에 포함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위안화 사용이 국제적으로 활발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편입에 성공하지 못하자 위안화 가치 조정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 부문 개혁을 추가적으로 단행했다.

WSJ는 IMF의 SDR 편입 기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최근의 중국의 다양한 노력은 IMF의 위안화 편입을 정당화시킨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달 중순 성명에서 IMF 실무진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요건을 충족한다는 진단을 냈다며 "실무진의 판단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미국의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위안화가 SDR 통화 지위를 갖기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IMF SDR 편입 좌절은 중국 정부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을 줬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없었다면 앞으로 중국이 경제 개방을 하는 데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IMF의 이번 결정에도 중국이 경제 자유화 약속을 이행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자유화는 중국 자금 유출 등을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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