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최근 중국 은행권에서도 커다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사전에 고지안하고 고객들에게 자산관리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공상은행 청두(成都)지점이 판매한 자산관리상품이 파산한 뒤 쓰촨성(四川省) 공안이 해당 지점 직원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고객들로부터 불법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BOA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추이 중국증시전략가는 중국 자산관리 산업에서 채무불이행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많아진다면 이런 사례는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는 특히 중국의 자산관리 산업이 재무제표에는 기록되지 않는 대출로 규정을 피해가려는 은행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 방식이 아닌, 고수익 보장을 앞세운 투자상품을 팔아 부동산이나 광산 등 위험 부담이 큰 프로젝트에 자금을 쏟아부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안 당국에 적발된 공상은행 청두지점의 경우 2012년 연간 18%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3개 상품을 팔았다. 당시 100여명의 투자자들이 100만∼4천800만위안씩 투자, 총 6억7천만위안의 펀드가 조성됐다.

그러나 광산 프로젝트에 투입된 이 자금은 작년 해당 사업자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4억위안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공상은행과 같은 대형은행이 판매하는 상품에는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에 나선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 한 투자자는 공상은행 펀드매니저들이 계속 설득하지 않았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자산관리 자금 규모는 7조4천억위안으로 작년보다 6% 늘었다.

이에 그동안 중국 당국은 자산관리 산업에서 은행이 높은 수익만을 쫓으려는 행태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왔다. 그 효과로 일부 은행들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자금을 다시 재무제표에 기록하면서 자산관리 산업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은행들이 본사의 승인도 없이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DBS비커스의 천슈진 애널리스트는 은행이 관련 상품 위험성을 고객들에게 충분하게 알리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그 금융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아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런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런 사례들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들이 국가기관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추이 전략가는 "이런 방식으로는 산업이 발전하기는 커녕 존속도 할 수 없다"며 "만약 자산관리 상품이 파산된다면 그 사태를 수습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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