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출발한 뒤 달러-원 환율에 주로 연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스와프시장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드-스와프' 포지션의 청산 매물이 계속 쏟아질 지가 관전 포인트다. 채권을 매수하면서 헤지 차원으로 금리스와프(IRS) 페이를 했던 포지션이라, 본드-스와프의 청산은 채권 매물의 확대를 의미한다.

IRS와 현물금리의 차이인 '본드-스와프 스프레드'가 단기간 과도하게 벌어졌다는 인식이 확산한다면 오히려 본드-스와프 포지션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채권 매수세의 확대로 반영될 것이다.

그리스 문제 등 유로존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면서 방향성을 정한 트레이딩은 녹록지 않은 국면이다. 금리 방향은 환율과 주가 흐름 등에 주로 연동하겠지만, 등락폭은 스와프시장과 연계된 수급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율급등이 위험자산 '트리거'= 우리나라 국채는 안전자산일까, 위험자산일까. 평시에는 안전자산으로 통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어쩔 도리 없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신흥국 채권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환율이 트리거(기폭제)가 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고조된 것이 채권시장 강세 재료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장 초반부터 금리는 상승 모드였다. 국채선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150원선과 1,160원선을 차례로 돌파하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위험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탓이다. 국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는 국고채 역시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이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27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도 환율 급등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당분간 채권금리와 국채선물은 환율 흐름에 주로 연동하는 가운데 이전보다는 '숏플레이'가 다소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은 더 이상 채권시장의 강세 재료가 아니어서다. 심리가 불안할 때는 숏포지션이 편한 법이다.

▲그리스 우려에도 美 부양책 기대…주가 소폭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45포인트(0.26%) 하락한 12,598.5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여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일부 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주요 외신은 ECB가 그리스 일부 은행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으며 다른 매체는 그리스 정부가 은행의 재자본화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자산 동결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C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길 바란다고 밝히며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리스에서는 파나지오티스 피크라메노스 행정대법원장이 오는 6월 17일 치러질 예정인 2차 총선을 관리하기 위한 과도정부의 총리로 임명됐다.

연방준비제도(Fed)는 4월 산업생산이 1.1% 증가했고, 설비가동률은 전월 수정치인 78.4%에서 79.2%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각각 0.6% 증가 79.0%를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Fed 관계자들의 미국의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가격은 미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그리스 우려 상존과 연방준비제도(Fed) 산하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 뒤 소폭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bp 낮아진 연 1.763%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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