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1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에도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시장 충격이 감소한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뉴욕유가는 공급우위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 지속 증가와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1% 낮아진 36.76달러을 기록해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화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단기급락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돼 주요 통화에 상승했다.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으로 전날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분위기가 증폭됐다.

미국 국채가격은 시장을 움직일만한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하락했다.

내주 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 전문가들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97%에 달했다.

지난달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2%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낮은 국제유가와 약한 임금 상승세 때문에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BOE는 이날 이틀에 걸친 정례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자산매입 규모도 현 수준(3천750억파운드)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2.45포인트(0.47%) 상승한 17,574.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1포인트(0.23%) 오른 2,052.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31포인트(0.44%) 상승한 5,045.1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 전환해 오름폭을 꾸준히 확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이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내다본 비율은 97%에 달했다.

사란 캐피털의 아담 사란 대표는 "주식시장에서 3일 연속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다우지수와 S&P지수, 나스닥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까지 하락했지만 오늘 반등세를 나타냈다"며 200일 이동평균선이 시장의 지지선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과 소재업종이 하락한 것 외에 전업종이 상승했다. 에너지업종은 유가 하락에도 0.6%가량 오름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American International Group) 주가는 구조 개혁의 하나로 4명의 고위급 간부들이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9% 하락했다.

쉐브론은 유가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내년 예산을 24%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가는 1.9% 상승세를 나타냈다.

광산업체인 글렌코어 주가는 부채와 자본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소식에 7%가량 올랐다.

지난 12월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증가세를 나타내며 연말에 따른 통상적 변동성을 보였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3천명 늘어난 28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명을 상회한 것이며 지난 7월4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를 보인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천500명 증가한 27만750명이었다.

지난 11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낮은 유가와 달러화 강세, 해외 성장률 둔화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7% 하락이었다.

11월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9.4%나 낮아졌다. 수입물가는 연율로 16개월 연속 하락했다.

11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24.9% 급락했다. 11월 석유 수입 가격은 전년보다 44.5%나 떨어졌다. 최근 수개월 동안 달러화 강세가 수입물가 하락을 부추겼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38% 내린 19.3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높아진 연 2.238%를 기록해 이번주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상승한 2.97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오른 0.947%를 보였다.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를 앞둔 데다 연말을 앞두고 있어 이번주 내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장중의 일시적 급변동에도 2.2% 안팎에서 주로 등락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번주 내내 주요 경제지표가 없었고 Fed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나오지 않아 국채가격 등락이 제한됨과 동시에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주 내내 유가 움직임이 증시와 국채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날도 유가 움직임에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 반복됐다"고 부연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들어 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불확실한 전세계 성장 전망, 낮은 원자재 가격 등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을 작년 말의 2.173% 수준에 머물게 하고 있다.

이날 재무부는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수요가 강한 모습이었으나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2.978%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2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3.9%로 지난 8차례 평균인 55%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4%로 지난 평균인 11%를 소폭 밑돌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가격이 상승하면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하락하면 수익률이 매력적 수준이라는 분위기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Fed의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할 만한 경제지표 부재에 따른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다음주에 25bp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면서 금리인상 이후 '단기 국채 매도·장기 국채 매수' 현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들은 낮은 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 2%를 밑돌 것이라면서 이는 Fed의 내년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내년 채권시장 전망은 도전적일 것이라면서 채권투자자들은 투자에 중대한 조정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은 원자재 투자를 축소하고 부동산 투자에서 벗어나는 대신 컨버터블(convertibles)과 물가연동국채(TIPs)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은행은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투자가 핵심 국채를 투자하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7bp 낮아진 0.569%를 보여 이달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5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1.41엔보다 0.15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4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018달러보다 0.0073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161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180달러보다 0.0019달러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7.384보다 오른 97.894를 기록했다.

이날 스위스중앙은행(SNB)과 영란은행(BOE)은 각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파운드화는 금리 동결로 달러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SNB는 이날 기준금리인 3개월 만기 리보(Libor) 금리의 범위를 종전대로 마이너스(-) 1.25%에서 -0.25% 사이에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SNB는 일정 이상의 자금을 예치한 은행들에 적용하는 예금금리도 -0.75%로 동결했다.

BOE는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도 현재의 3천750억파운드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 경제지표가 발표됐으나 달러화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달러화는 전날의 단기 급락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돼 유로화에 강세를 보였고 엔화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 3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 정책을 내놓은 뒤 유로 숏커버링이 증가했다. 유로화는 전날 기준으로 이틀 동안 1.7% 상승한데 따른 매물로 이날 달러화에 떨어졌다.

스탠다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외환전략부문 헤드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일부 에셋매니저들은 달러화를 매도한다며 올 연말 유로화가 달러화에 1.15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가 확실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Fed가 다음주에 금리를 인상한 뒤 어떤 전망을 할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가가 37달러 안팎에서 주로 등락하는 등 예상보다 더 기간 약세를 보이며 낮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Fed의 내년 통화정책이 당초보다 매우 비둘기파적일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페드워처들은 연방기금(FF) 금리가 다음주에 현재의 연 0~0.25%에서 0.25~0.50% 범위대로 25bp 인상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후 내년 1월 금리를 동결한 뒤 빠르면 3월16일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메리카뱅크의 로버트 다이 수석 경제학자는 Fed가 제로금리정책을 끝낼 것이라며 2006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대해 만족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금리인상 이후의 진행 상황에 대한 물음에 Fed 고위관계자들은 점진적(gradual), 얇은(shallow), 느린(slow), 정지(halting)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라면서 심지어 느릿느릿(crawling)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센트(1.1%) 낮아진 36.76달러에 마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공급 우위 장세 지속 우려로 단기 급등 때마다 매물이 나타나는 가운데 달러화가 유로화 등에 전날의 급락세를 접고 반등함에 따라 하락했다.

그러나 37달러 아래로 하락한 데 따른 저가성 매수세가 지속돼 추가 하락이 제한됐다.

OPEC는 이날 월간 시장보고서를 통해 유가 급락으로 비OPEC 산유국(미국과 여타 경쟁국)들의 산유량이 수개월 안에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는 비OPEC 산유국들의 내년 산유량은 하루 25만배럴 감소한 하루 평균 5천714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셰일오일 생산은 지난 4월부터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낮은 유가와 채굴 활동 위축 등으로 미국 업체들의 감산 추세는 수개월 안에 가속화할 것이라고 OPEC는 강조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 11월 OPEC 회원국들의 총 산유량은 이라크 증산으로 전월 대비 하루 23만100배럴 늘어난 3천169만5천배럴로 집계돼 2009년 이후 월간 최대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과 산업부문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11월 이란의 산유량은 24만7천500배럴 증가한 하루 430만7천배럴이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생산량은 2만5천200배럴 줄어든 1천130만배럴이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OPEC가 감산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미국의 산유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공급 과잉 우려가 유가를 짓누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현재의 연 0~0.25%에서 0.25~0.50% 범위대로 25bp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일시적으로라도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며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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