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외환시장의 미국 달러화는 유가 약세 지속에 따른 위험거래 회피 심리 강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는 예상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과 투기등급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의 불안 등으로 내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가의 2009년 이후 최저치 연일 경신과 뉴욕·유럽증시 하락, 정크본드 우려 급증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급등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미국 채굴장비수 감소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우위 전망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보다 통화바스켓 흐름에 더욱 연동돼 움직일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이와 관련해 바스켓 통화 구성이나 위안화 관리 방법을 바꾸는 시기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증가세를 나타내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늘어나 지난 7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강한 고용시장과 느린 임금 상승, 낮은 휘발유 가격 지속 등이 소비자들의 전자와 의류, 스포츠용품, 도서 등에 대한 지출 증가 기대를 높였다.

지난 1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서비스업부문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1% 증가를 웃돈 것이며 지난 6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2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의 91.3에서 91.8로 상승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2에 거의 부합한 것이다. 올해 들어 12개월 동안 소비자태도지수는 평균 92.9를 나타내 연율 평균으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소비자태도지수 상승은 2009년 이후 최저치인 휘발유 가격과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지난 10월 미국 기업재고와 판매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올해 4분기 성장률 우려를 부추겼다. 미 상무부는 10월 기업재고가 변화가 없어 지난 7월 이후 최저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유럽 주요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약세로 하락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221%,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44% 떨어졌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1.84% 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9.54포인트(1.76%) 내린 17,265.2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9.86포인트(1.94%) 하락한 2,012.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1.70포인트(2.21%) 내린 4,933.4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된 데다 '정크본드' 대량 매도 우려가 겹치며 주식시장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미국 채굴장비수 감소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우위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투자자들의 정크본드 환매 요청을 차단한 것도 시장의 관심사가 됐다. 이날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HYG)'는 2% 이상 내려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분더리히증권 아트호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만약 하이일드 시장이 붕괴된다면 이는 주식시장에도 부담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3% 이상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금융업종과 소재업종, 기술업종 등도 2% 이상 떨어지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쉐브론과 골드만삭스가 3% 이상 내렸고, 애플과 JP모건체이스도 2% 이상 떨어졌다.

합병을 공식화한 듀폰과 다우케미컬은 각각 5%와 2% 이상 떨어졌다. 합병 후 이 회사의 자산가치는 1천3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6.11% 상승한 24.3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에 따르면 11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8/32포인트나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0.0bp나 하락한 연 2.139%로 지난 10월 28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하루 하락폭으로 지난 7월 초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수익률은 13.5bp나 올랐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9.5bp 밀린 2.880%를 나타냈다. 이번 주에는 12.9bp 낮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낮아진 0.895%로 지난 11월19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129.2bp에서 124.4bp로 좁아졌다.

국채가격은 유가의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 경신과 주요국 증시 약세로 상승했다. 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과 성장률 둔화 우려로 3.1%나 떨어지는 등 6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유럽과 뉴욕 증시는 유가 하락과 중국 위안화의 대 달러화 2011년 이후 최저치 행진 등으로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긍정적이었으나 유가 하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 매우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 Fed의 통화긴축 속도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국채가격이 오름폭을 확대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스콧 오잇 소비 경제학자는 소매판매 결과는 매우 약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면서 4개월 평균으로 볼때 소매판매는 지난 3월을 기준으로 한 4개월 평균 이후 최악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에는 혹독한 겨울 날씨로 판매가 부진했다.

소매판매는 작년 이후 한달이 긍정적이면 다음달은 다소 부진해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한 상황임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밖에 저등급의 회사채(정크본드)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이 국채시장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는 15-16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한다면 낮은 등급의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며 이는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를 부추기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통화바스켓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위험거래 회피 심리를 강화하며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화될 경우 Fed의 통화정책을 잠재적으로 복잡하게 할 것이라면서 이는 안전자산 매입세를 강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공개된 뉴욕연방준비은행의 11월 소비자기대 조사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013년 6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향후 1년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를 나타내 전월 조사치 2.9%를 0.3%포인트 밑돌았다. 3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2.7%였다.

11월 인플레 하락률은 월간 기준으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3bp 내린 0.545%를 나타내 지난 12월2일 이후 가장 낮았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8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1.56엔보다 0.70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8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45달러보다 0.0044달러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225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161달러보다 0.0064달러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7.894보다 낮아진 97.595를 나타냈다.

소매판매 등 미 경제지표가 다소 긍정적이었으나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반등하지 못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때문이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제니퍼 리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자태도지수가 Fed의 다음주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풀이했다.

CRT캐피털마켓츠의 데이비드 아더는 어떤 경제지표도 다음주 Fed의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면서 유가와 증시 움직임 역시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자국 통화 절하 고시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에 6.46위안까지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을 가장 높이 유지했다. 그러나 바스켓통화 구성을 통한 위안화 관리가 현실화된다면 미 국채 등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가 급락으로 캐나다와 호주 달러화 등 상품관련 통화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187달러를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0.7276달러보다 0.0089달러 내렸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3741캐나다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631캐나다달러보다 0.0110캐나다달러나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7년 만에 최저치를 보인 데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의 추가 약세는 달러 롱포지션 축소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위험 회피 거래로 유로화와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강세를 원치않고 있어 유로화가 일방향적 오름세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3.1%)나 낮아진 35.62달러에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6영업일 연속 하락은 지난 3월 이후 최장기를 나타냈다.

이번주 유가는 11%가량 급락해 주간 기준으로 연중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IEA는 이날 월가 보고서를 통해 공급 우위 상황에도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사상 최대 수준의 산유량을 유지키로 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셰일오일산업 등 비OPEC 산유국들을 곤경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IEA는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기업들이 지출을 더 축소했다면서 그러나 이에 따른 공급부문의 충격은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나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2016년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전세계 수요가 하루 1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IEA는 예측했다. 올해는 하루 18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OPEC의 공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상황에서 내년 이란이 수출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면 내년 전세계 원유재고는 3억배럴에 도달할 듯하다고 IEA는 내다봤다.

베이커휴즈의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 감소 발표로 유가가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으나 유가 하락을 제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베이커휴즈는 12월11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21개 감소한 524개를 나타내 4주 연속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 채굴장비수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28개 줄어든 709개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셰일오일 산업의 공급 조정이 이미 벌어지고 있으나 공급 우위 지속으로 내년 원유시장은 약세로 출발할 것이라면서 여기에 오는 16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추가 강세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압력을 받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추가로 진행된다면 유가는 2009년 최저치인 36.20달러 근처가 더 지지되기 어려운 수준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중국의 전략비축유가 2천610만메트릭t(1억9천100만배럴)을 기록해 작년 이후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국의 2014년 11월 전략비축유는 9천100만배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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