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011년은 한국은행의 물가목표관리에서 최악의 한해로 기록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소비자물가가 통계청의 물가지수 개편에도 한은의 중가물가목표치 상단에 해당하는 4.0%에 겨우 턱걸이한 데다, 기존의 물가지수로는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종전의 기록을 넘어서는 11차례나 물가목표 변동 허용폭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9일 '2011년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별로 6차례에 걸쳐 물가목표 변동 허용폭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또 연중으로는 4.0%로 물가목표 중심치인 3%를 1%p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5년 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목표 허용폭인 4%를 넘어선 4.4%를 기록했다. 또 10월을 뺀 11차례에 걸쳐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변동 허용폭을 넘어섰다. 이는 물가목표 중심치에서 ±1%p를 이탈한 횟수로는 가장 많은 경우다.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2008년에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심치에서 1%를 넘어선 경우는 9차례에 그쳤다.

한은은 국제유가 급등 등 공급요인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GDP갭이 플러스를 보이면서 전년에 이어 초과수요 압력이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4.0% 중에서 요인별 기여도에서는 공급요인이 2.3%p, 인플레이셔 지속성 및 수요요인이 1.7%p로 각각 분석됐다. 북반구의 이상한파,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구제역 등 대내외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에 의해서 물가가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한은도 국제유가 급등 등 글로벌 공급충격으로 물가안정목표제 채택국에 있어서도 대부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거나 목표범위 상단에 위치했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한국은행)



한은은 물가 변동 허용폭은 일시적인 공급충격 등에 따른 물가 급변동에 대응하지 않고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판단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대인플레이션 준거인 물가안정목표 중심치인 3%에 가급적 근접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통화정책 파급 시차를 감안할 때 지난해 7월 이후 올해까지 5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0.5%p, 그리고 내년에 추가로 0.5%p, 총 1%p 정도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또 기준금리를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1회씩 추가로 인상했을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1%p, 그리고 내년 0.2%p로 총 0.3%p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2년 소비자물가와 관련해 한은은 올해의 4.0%보다 낮은 3.3%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공급요인의 기여도가 올해 2.3%p에서 1.3%로 축소되겠지만, 인플레이션 지속성 및 수요요인의 기여도는 1.7%p에서 내년에 2.0%p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하나 전체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과정에서 목표수준, 평가방식 등과 관련해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으므로 2013년부터 적용되는 중기 물가안정목표 설정시 이에 유의하겠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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