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홍콩의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식히는 데 한 몫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홍콩 주택 가격은 중국 본토 구매자들 수요와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빡빡한 공급량 탓에 지난 10여 년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에 올해 초 홍콩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부동산 대출 금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는 또 다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특히 홍콩 통용 화폐가 미국 달러화와 연동돼 미국 통화정책에 상당히 예민한 편이다. 실제 대출 금리는 통상 미국의 기준금리를 따르는 데다, 이날 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나오자마자 홍콩 통화 당국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홍콩정부는 지난 8월까지 12년간 주택가격이 6배 넘게 상승하는 동안 수시로 시장 가격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몇 년간 부동산 취득 시 인지세를 올리는가 하면, 부동산담보대출 규정을 강화해왔지만, 공급 부족 탓에 부동산 가격은 기록적인 고점에 올랐다.

부동산 중개업체 CBRE에 따르면 홍콩주택 가격은 지난 9월 기준 제곱피트당 1천41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과 뉴욕이 각각 같은 단위면적당 1천25달러, 842달러 수준을 보인 것보다도 훨씬 비싸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엔 Fed 결정이 나기 전부터 가격이 하향세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감지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개업체 센타라인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홍콩 주택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3% 급등했는데, 9월에 정점을 찍고 난 후 6% 상승하는 등 둔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또 내년 주택 공급이 급증하면서 고급·대형 주택 가격은 5∼10%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개업체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내년부터 5년동안 매년 2만2천가구의 신규주택이 완공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만1천700가구가 공급된 것과 비교된다.

확실한 것은 주택가격 하락세는 홍콩과 중국본토의 경제 둔화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또 중국 정부가 반(反)부패 운동을 펼치면서 일부 본토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뺀 것도 그 배경 요소로 꼽힌다고 WSJ가 설명했다.

JP모건의 쿠송 렁 부동산 리서치 헤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홍콩 시장에 반드시 부정적 영향만 있지는 않겠지만,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할 때 잠재적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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