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금융투자업계 역대 최고 몸값이 예상되는 KDB대우증권의 인수 본입찰이 시작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보유 지분 43%와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 본입찰을 오후 12시까지 실시한다. 산은 이사회는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를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본입찰 개시 전까지 업계에서는 이들 3개 기관의 인수 의지와 관련 각종 루머가 난무했다.

당초 KB금융지주는 후보군 가운데 강력한 자금력과 증권사 인수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력한 기관이었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할 때 KB금융의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은행 사업 비중으로 치우쳤고, 이번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은행과 비은행 사업비중은 8대2에서 6대4까지 바뀔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KB금융이 예비입찰에서 경쟁 기관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데 따라 우리은행 인수 등의 대가로 대우증권 인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루머가 확산했다. 대우증권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KB금융지주에서 한국투자증권으로 인수전 무게 중심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지난주 본입찰 마감이 다가오며 다시 KB금융지주의 대우증권 인수가 확정됐다는 '설'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예비입찰 과정에서 대우증권의 채권 매매 시스템을 파악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인수 참여를 빌미로 대규모 증자에 성공했다는 루머였다.

하지만 본입찰 참여 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루머에 대해 "매각 몸값을 낮추거나 상대방을 모략하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일례로 '특정 기관은 애당초 인수 의지가 없었다' 등의 루머는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막전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최근까지도 대우증권 인수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KB금융 못지않게 대우증권의 현재 가치 평가와 함께 향후 인수 뒤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진행했다.

이번 본입찰의 인수 예상가는 적어도 2조원은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증권의 주가가 최근 급락하며 산은이 보유한 지분 43%의 매물가치는 1조5천억원을 밑돌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인수가는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증권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KB금융지주보다는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등이 인수해 더욱 큰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정작 인수 대상자인 대우증권 직원들은 증권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KB금융의 인수를 바라는 분위기다.

이번 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상세실사와 가격협상 등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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