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1일(미국시간) 금융시장은 크리스마스 휴일을 앞두고 전반적으로 한산한 장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금융주와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전세계 공급과잉 전망 지속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소폭 상승했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0.03% 오른 34.74달러에 마쳤다.

달러화는 스페인 정치 불확실성 증폭 우려로 안전통화 매수세가 일어 엔화에 하락했다. 지난 20일 치러진 총선거에서 스페인 집권당은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고 개혁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재료 부재로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주목할만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이달 금리인상에 대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연준이 내년 미국 경제 성장을 자신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록하트 총재는 애틀랜타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08년말 이후로 거의 제로(0)에 가까웠던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0.25~0.50%로 인상한 것은 경제에 대한 신임 투표였다며 2016년에 탄탄한 모멘텀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매번 FOMC에서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경제가 실제 얼마나 성과를 보여줄 것인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록하트 총재는 내년에는 해외 경기가 미국에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은 완전 고용은 아니지만 거의 도달했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07포인트(0.72%) 상승한 17,251.6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60포인트(0.78%) 오른 2,021.1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84포인트(0.93%) 높은 4,968.9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강세 출발해 장중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던 지수는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와 애플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이날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없었던 데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경계감 등은 지수 상승폭을 제한한 요인이 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과 금융업종이 1%가량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 골드만삭스가 1.3%, JP모건이 1.7%가량 강세를 나타냈다.

기술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스웨덴의 휴대폰 제조사인 에릭슨과 특허권 사용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1% 넘게 올랐다.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보도로 1.2%가량 상승했다.

반면, 쉐브론과 엑손모빌은 소폭 하락했다.

CMC 마켓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에 변동성이 너무 심할 때는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 산타랠리가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전미활동지수는 생산 둔화로 하락했다.

11월 전미활동지수(National Activity Index)가 전월의 마이너스(-) 0.17에서 -0.30으로 낮아졌다. 전미활동지수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장기 성장률 추세가 성장률 평균을 밑돌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66% 하락한 18.7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과 같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2.19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상승한 2.926%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0.4bp 내린 0.956%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초 증시와 원유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다음날 3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금리인상과 내년 2~3차례 추가 인상 전망으로 단기 국채가격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장기 국채가격은 전세계 성장률 불확실성으로 금리인상 이전 수준에서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다.

유가가 공급 우위 우려로 한때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뉴욕증시가 상승폭을 축소해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소폭 더 늘리기도 했다.

유가 약세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연준의 내년 추가 통화긴축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가 하락을 통상 국채가격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가가 장 마감을 앞두고 소폭 반등함에 따라 국채가격 역시 상승세를 접고 보합권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배럴당 1센트 상승한 반면 2월물 WTI 가격은 0.7%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물가 상승압력으로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전세계 주요국 경제가 수개월 안에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국채가격이 하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요국 중 가장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미국 경제 역시 세계 성장률을 견인할 정도는 아니므로 국채를 매도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10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1.24엔보다 0.14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20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872달러보다 0.0048달러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881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4918달러보다 0.0037달러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지난 주말 종가인 98.661보다 낮아진 98.411을 기록했다.

이날 유로화는 스페인의 집권당이 전날의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함에 따라 개혁정책이 실종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인 집권 국민당(PP)은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123석을 확보했다. 중도 좌파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이 90석을, 신생 정당인 좌파 포데모스(Podemos)와 중도 우파 시우다다노스(Ciudadanos)가 각각 69석과 40석을 차지했다.

스프레덱스의 코너 캠벨 애널리스트는 "연립정부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신생 정당들에 달려있다"며 "소수 정당이 키를 쥐고 있었던 그리스 총선 결과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라보뱅크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얼마나 오래갈지가 관건"이라며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스페인 정치권은 유로존에 불안의 씨앗을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선거 결과가 스페인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였다면서 선거 결과는 현재 스페인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달러화는 엔화에 일본은행(BOJ)의 추가 질적ㆍ양적완화(QQE) 가능성이 약화됨에 따라 약세를 지속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뉴욕 금융시장이 성탄절 전날 조기 폐장하는 데다 성탄절에 휴장함에 따라 거래가 한산했다면서 금융시장이 연말을 앞두고 방향성 없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이번 주와 다음주 달러화의 움직임을 추세적으로 평가하긴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22일과 23일 나올 미국의 3분기 성장률과 11월 소비지출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결과가 달러화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센트(0.03%) 높아진 34.74달러에 마쳤다.

반면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2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25센트(0.7%) 하락한 35.81달러에 끝났다.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로 한때 36.04달러까지 밀려 2004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갭이 축소되는 현상은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말 원유 수출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미국의 원유 수출시대를 열었다.

이달 들어 브렌트유 가격은 19%가량 하락해 월간 기준으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유가 하락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산유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보임에 따라 전세계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돼 유가가 계속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나타내 유가가 장 마감을 앞두고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을 소화할 만한 수요 성장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겨울철 온화한 날씨 역시 난방유 수요 둔화를 부추겨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의 온화한 겨울철이 지속돼 난방유 가격은 2004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산유량을 축소하지 않는다면 전세계 공급 과잉이 해소될 가능성을 희박하다면서 내년 말까지 수급 균형을 견인할 만한 공급량 감소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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