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준상 기자 =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인 완커(萬科)가 최근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쟁탈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주주가 많은 블루칩 기업에서도 지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중국마켓 애널리스트는 23일 "완커의 여러 곳으로 분산된 지분구조는 바오넝그룹의 적대적 M&A(인수·합병)를 가능하도록 했다"며 "따라서 지분이 여러 주주에게 쪼개져 있는 중국내 우량 기업들에서도 지분 쟁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블루칩 기업으로 TCL과 북경은행 등을 꼽았다.

실제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커는 최근 적대적 M&A 위기에 놓여있다.

바오넝그룹은 A주 주가가 급락하던 7월 초 산하 계열사를 앞세워 완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 12월 11일 현재 지분율 22.45%로 기존 최대 주주인 화룬(5.23%)을 제치고 만과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완커는 이에 맞서 18일 공시를 내고 신주 발행 등 자본개편 계획을 발표하고 선전과 홍콩증시에서 주식거래를 잠정 중단시켰다. 이런 행보는 '포이즌 필'을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 위한 것이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가 발생했을 때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신주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해 경영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이어 최근에는 내몽고이리실업그룹이 '제2의 완커'로 불리며 지분 쟁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주가가 강한 움직임을 보였다.

내몽고이리실업그룹의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보유 지분율은 각각 8.7%와 7.87%에 불과하다.

이 애널리스트는 "분산된 지분구조를 갖고 있는 우량기업의 경우에는 대기업이 나 대규모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적대적 M&A를 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분 전쟁이 일어나면 주가는 당연히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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