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자체 개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이는 등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운용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기본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용하는 가운데 각각의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부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자체 개발 로보어드바이저 인 큐브(QV) 로보 어카운트(Robo Account)의 시험 서비스를 이번 주부터 시작했다.

아직은 코덱스(KODEX)200, KODEX레버리지, KODEX중국본토A50 ETF에만 투자할 수 있다. 사실상 로보어드바이저라기 보다는 투자자의 성향과 목표 수준에 맞게 3개 ETF의 비중을 조절해 주는 정도다. 본격적인 포트폴리오는 2월 말 베타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에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상반기 내로 투자 대상을 주가연계증권(ELS), ETN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이 내부적으로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시뮬레이션은 투자 성향을 안전추구형, 중립형, 수익추구형, 적극투자형으로 구분하고 ETF 종류도 국내와 글로벌로 나눴다.

스마트베타와 레버리지 ETF 옵션까지 선택하면 투자자에게 맞는 ETF 비중이 도출된다.

예컨대 안정추구형-글로벌 ETF를 선택한 투자자는 채권형 ETF에 65%, 선진국 주식형 ETF에 27%, 신흥국 ETF에 3%, 원자재, 부동산, 대체투자, 환 ETF에 총 5%를 분산투자하는 모델이 제시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회사인 쿼터백투자자문도 지난 28일 첫 상품을 출시했다.

쿼터백자문은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쿼터백 알파'와 '쿼터백 베타'를 판매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5천만원이다.

투자 유니버스는 국내 ETF 200여개로 NH투자증권에 비해 훨씬 많다. 다만, NH투자증권이나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처럼 글로벌 ETF, 원자재나 헤지펀드 등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 AIM(Automated Investment Management)은 내년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재는 지난 10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AIM은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아카디안의 매니저 출신인 이지혜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그는 이 경험을 살려 원자재, 채권형 등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을 해본 AIM이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업계의 기대도 크다. 전통적인 액티브 펀드 시장은 침체되고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보수가 저렴하고 가입 가능 자금이 다른 일임형 운용 상품보다 훨씬 낮아 자산관리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A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은 "앞으로 자산운용업계는 고보수, 고수익을 보장하고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헤지펀드 또는 저보수, 중수익에 일반인을 노린 로보어드바이저로 갈릴 것"이라며 "특히 일반인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도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운용방식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유니버스에 어떤 ETF를 담는지, 실제 투자 성과는 어떤지 등 차별점을 부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B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운용 방식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만들고자 하면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다"며 "무엇을 담아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는 사실 상이하기 때문에 허울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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