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지난 여름 중국 증시 폭락 이후 당국이 직접 사들인 주식들을 보유·관리하고 있는 국부펀드 계열의 중앙회금(中央匯金)공사(회금공사)가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자회사에 상장사 지분 일부를 이전해 별도 관리에 나섰다.

31일 중국증권망에 따르면 회금공사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가 지난 8월부터 증권금융공사(증금공사)로부터 양도받은 상장사 지분을 최근 다시 중앙회금자산관리공사(회금자산)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상장사 공시도 줄을 이었다.

농업은행(601288.SH)은 기존에 회금공사가 보유했던 자사 주식 12억5천500만주를 회금자산에 협의이전했다고 밝히고, 이전 이후 회금공사가 직접 보유한 A주는 1천300억주로 총 발행주식의 40.03%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은행(601988.SH) 18억1천만주, 신만굉원증권(000166.SZ) 1억4천600만주, 건설은행(601939.SH) 4억9천700만주, 광대은행(601818.SH) 6억3천만주, 공상은행(601398.SH) 10억1천400만주, 신화보험(601336.SH) 2천825만주씩 각각 회금공사에서 회금자산으로 자사 주식이 이전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회금공사가 증금공사로부터 주식을 양도받을 때만 해도 공사 측은 장기적 투자 개념을 유지하고 자산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때문에 이번 상장사 보유 지분 일부를 자회사에 이전한 것을 두고 시장의 해석도 분분하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트래커 펀드 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금증권 마군펑 애널리스트는 현재 회금자산의 설립 목적과 앞으로의 의도가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회금자산이 중국 '본토판 트래커 펀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요동을 쳤던 시기에 사들인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설립해 점진적이고 간접적으로 시장에 '재판매'하겠다는 뜻이다.

홍콩의 경우 1999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항셍지수를 추종하는 ETF펀드인 트래커 펀드를 조성해 지금까지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가 727억홍콩달러(11조31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홍콩은 이 트래커 펀드를 통해 앞서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매입한 지분을 직접 처분하는 것을 피하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회금자산은 회금공사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지난달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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