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이번 달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보험사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특히 거대 보험사들이 아닌 중소형 보험사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형 보험사들이 8%에 달하는 수익률을 약속하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돌려주기 위해 주식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증시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점과 보험사의 투자가 기대한 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동북증권의 선정양(Shen Zhengyang) 연구원은 "이번 달 증시가 상승한 주된 이유는 보험사가 광적으로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라며 "이는 증시의 완만한 상승을 원하는 정부의 의도에 반한다"고 말했다.

보험전문 컨설팅 회사인 인핸스 인터내셔널(Enhance International)에 따르면 중국 보험사들은 현재 자산의 14%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2.5%에 불과한 미국 생명보험사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최근 보험사들의 주식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했다

보감회는 지난 9일 보험사들이 최소한의 자본 규정을 만족시켜야만 고객들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23일에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를 통해 보험사가 상장기업에 투자할 때 투자자정보, 투자대상기업, 투자 장부상 잔액, 투자금의 원천과 주식 매입 방법 등을 밝히도록 했다.

보감회는 또 보험사들이 팔 수 있는 고수익 상품의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WSJ은 보험사들이 증시투자에 뛰어드는 데는 당국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7월 중국 당국은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보험사가 자산의 40%를 수익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과거 제한 폭은 자산의 30%였다.

보감회는 또 지난 2월 수익률 보장 상품에 적용하던 2.5%의 수익률 제한을 완화하고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익률을 설정하도록 허용했다.

그 결과 올해 수익률 보장 상품을 통해 얻는 보험사들의 수입은 6천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대주주의 지위를 노리거나 회사를 인수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달 중국인민보험공사의 자회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PICC Property&Casualty)은 중국 화하은행 지분 약 20%를 매입하기로 했다.

또 최근 보험과 부동산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바오능그룹이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 중국만과(완커)에 적대적 인수 시도하면서 큰 이슈를 낳기도 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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