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IT(정보기술) 기업 등 첨단 기술기업들이 올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작년 중국 기술 기업들에 투자한 이들은 전반적으로 쏠쏠한 이익을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하기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CB인사이츠와 딜로직에 따르면 작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비상장 전환에 나서면서 조달한 자금이 6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그 규모가 139억달러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커진 셈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수 스타트업 기업들이 종전보다 높은 평가가치를 받은 데다, 업계 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현금을 마구 쏟아붓는 모습에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끔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작년 여름 중국 증시가 보여줬던 폭락과 변동성은 대형 스타트업 기업들이 새로운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 치명적이었다.

중국의 스타트업 전문 투자기관인 올스타 인베스트먼트의 리차드 지 창립자는 "공개시장에서의 대규모 변동성은 그에 후행하는 벤처 투자 시장에 파급력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평가가치 상승세가 둔화하고,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런 자금 조달 환경에서 기업들은 지출을 줄이거나 경쟁회사와의 M&A(인수·합병)를 보다 많이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투자은행 화흥자본의 제레미 초이 M&A 부문 헤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앞으로 6∼9개월간은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M&A 논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벤처자본가들도 자금 조달 환경 변화가 커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전 캐피털 그룹은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매달 20여개의 투자 대상 스타트업 기업들이 투자 고려 대상에 올랐지만, 증시 폭락 이후 8∼9월엔 새로운 거래 대상을 찾는 것을 아예 중단했다가 10월 이후에야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다만 민간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귀향 행렬은 올해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WSJ는 덧붙였다.

여전히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중국 증시에 재상장하면 기존 지분 가치가 몇 배는 더 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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