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장중 7% 가까이 급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국 시각으로 오후 2시 34분 242.52포인트(6.85%) 급락한 3,296.66에 마감했다.

증시 마감시간은 오후 4시이지만 이 시간을 기점으로 CSI300지수 낙폭이 7%를 넘으면서 장을 마친 것이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13분에는 처음으로 시행된 서킷 브레이커가 사상 처음으로 발효됐다. CSI300지수가 5%가량 폭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증시가 급락한 이유로 ▲ 단기 자본유출 압력과 위안화 절하 우려 ▲ 제조업지표 부진 ▲ 8일부터 대주주지분 매각금지 해제에 따른 물량 출회 우려 ▲ 중동 이슬람 종파 문제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지표 부진보다는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가 보다 큰 악재로 작용했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201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역내 현물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5120위안에 개장해 6.5313위안까지 올라가 위안화 약세를 보였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6.60위안선을 상향 돌파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달 31일 6.4936위안에 비해 위안화 가치를 0.15% 낮춰 정했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중국마켓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해외로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를 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등 중국 경제에는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환율은 정부에도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이후 경착륙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정도에선 정부가 환율 개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날 오전 장중 나온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점도 증시 약세 재료로 반영됐다.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8.2로 집계됐다고 마르키트가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인 48.9보다 낮고, 11월 확정치인 48.6보다 0.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12월 수치는 경기의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선인 '50'을 10개월 연속 밑돌았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작년 말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부양책이 없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오는 9일부터 중국 당국이 매도를 금지한 대주주의 지분 동결이 해제된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식 매도물량이 증시에 대규모로 나오면서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7월 8일 상장사 대주주나 임원, 감사, 지배주주,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의 지분 감소를 6개월간 금지한 바 있다. 이는 증시 폭락을 방어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였다.

또한, 중동 지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오늘 증시 급락은 위안화 약세와 제조업 부진, 중동발 리스크, 지난 6개월간 금지했던 대주주 매도 금지 해제가 복합적인 악재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며 "다만 시장이 일부 예측했던 재료이기 때문에 급락세는 이번 주 안에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2월 상순 설 연휴 전후까지 위안화 약세와 시장 자금 이탈로 인해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정부의 지준율 인하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급락은 일시적인 영향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지만 주요 세부 지표도 전월대비 개선됐고, 일부 실물지표도 개선되고 있어 중국 경기가 저점을 다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 측면의 구조개혁을 정부가 주도로 해소한다는 점에서 볼 때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급락을 추세적 하락으로 보진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위안화 환율을 보면서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이 안정돼야 중국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압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상하이종합지수의 지지선인 3,350선이 붕괴되면서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굳건히 지켜졌던 3,350이 깨진 것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증시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는만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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